영광의 반미집회제439호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손이 곱아 미선이 효순이 사진 설치하는 손이 빨갛게 얼어온다. 추모집회를 알리는 방송차량은 분주히 읍내를 몇 바퀴 돌고 몇명은 남아 사진이며 플래카드를 걸고 초와 컵, 서명용지들을 챙겨놓는다. 진철이가 저희 학교 학생회장과 함께 온다. 왜 이리 썰렁하냐며 퉁을 놓는...
빛과 색깔론제439호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빛은 참으로 경이로운 현상이다. “만약 세상에 빛이 없다면…”이란 생각만으로도 빛에 관한 수많은 상념들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다. 빛은 우선 우주를 광명과 암흑의 두 세계로 나눈다는 강렬한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빛은 세계...
구원을 요청하는 식물의 냄새제439호 곤충·병원균 등의 공격받으면 화학물질 배출… 냄새 파악해 농작물 보호하는 장치 개발 식물은 자신들을 먹을거리로 삼는 초식동물과의 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진화과정에서 체득한 나름의 방어기제를 이용해 초식동물의 식욕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많은 식물들은 ‘타...
온몸이 결리고 쑤시나요?제439호 몸살리기 몸 어딘가가 아프다는 표현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삐끗했는데 결린다”는 말이다. 특히 이러한 증상을 몇달이고 몇해고 가지고 갈팡질팡하는데 여기 가면 ‘신경통’이라 하고, 저기 가면 ‘디스크’ 때문이라는가 하면, 또 다른 데서는 ‘관절염’ 때문이란다. “나는 아파 죽겠...
송년여행은 공연무대로 떠나요!제438호 연말에 풍성하게 펼쳐지는 축제의 자리… 가족과 연인에게 알리는 초청의 편지 12월이면 괜히 맘이 설레게 마련이다. 크리스마스가 있고, 한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축제가 기다려진다. 이즈음을 겨냥한 공연무대가 풍성하다. 가족에게, 연인에게 그 자리에 청하는 편짓글을 띄워본다. ...
나를 매료하고 너를 매혹하네제438호 정신과 육체의 결합을 꿈꾸는 입맞춤… 절정의 환희를 만끽하고 싶지 않은가 해가 저물어 어둑해지면 한강 둔치의 공원에서는 서로의 몸을 탐하는 청춘남녀들의 격정적인 키스 장면이 연출되곤 한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키스는 매우 내밀한 사랑행위와 같이 취급되어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는 ...
이상의 흔적에 부활의 날개를…제438호 천재시인의 자취 남아있는 제비다방 헐릴 위기… 문화예술계 인사들 건물 구입 위한 대책 마련 당시 사람 많은 종로에서도 그를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훤칠한 키에 회분칠을 한 듯 유달리 하얀 얼굴, 아마도 구본웅이 그린 초상화에서처럼 삐뚜름히 중절모를 눌러쓰고 파이프를...
“정권은 짧고 인권은 길다”제438호 사람답게 대접받지 못하는 이들의 친절한 벗, 국가인권위 인권침해 조사관 정상훈씨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시청 옆에 있다. 근처 빌딩 주차장 아저씨들한테 물어물어 찾아갔다. 아직도 인권위원회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는 것은 내가 편안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인가 아니면 잘못 살고 있다는 증거인가...
부시 속의 후세인제438호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한 용어가 여러 곳에서 두루 쓰이는 경우를 가끔씩 볼 수 있다. 프로젝션(projection)이란 용어도 한 예다. 어원으로 볼 때 본래적인 뜻은 ‘앞에(pro) 던지기(jection)’, 곧 ‘투척’, ...
마법과 반지의 ‘판타지 전쟁’제438호 음험한 미스터리의 <해리 포터…>·헬름 협곡 대전투의 <반지의 제왕…> 1년 만의 맞대결 새삼스러운 탄성이겠지만, 소년 마법사 해리 포터와 9인의 반지원정대가 벌인 ‘세계대전’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지난 겨울 맞붙은 <해리 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