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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온몸이 결리고 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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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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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몸 어딘가가 아프다는 표현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삐끗했는데 결린다”는 말이다. 특히 이러한 증상을 몇달이고 몇해고 가지고 갈팡질팡하는데 여기 가면 ‘신경통’이라 하고, 저기 가면 ‘디스크’ 때문이라는가 하면, 또 다른 데서는 ‘관절염’ 때문이란다. “나는 아파 죽겠는데 가는 병원마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하는 검사마다 다 정상이라니 미칠 노릇이다”라는 것이 그들의 불평이다.

이런 증상이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트라벨 박사와 시몬스 박사가 정리한 이른바 근막동통증후근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왠지 목이 뻣뻣하고 아프다”거나 “세수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옆구리가 결리기 시작했다”는 식으로 증상이 시작된다. 아픈 데가 목 뒷부분이나 옆구리뿐 아니라 뻐근한 통증이 팔이나 다리로 뻗쳐가기도 한다.

근막동통증후군에는 다른 통증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먼저 통증의 근원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유발점이 있고, 유발점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뻗쳐가는 전위통이 있다. 유발점을 치료하면 그 부위의 통증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멀리 떨어진 전위통까지 동시에 없어진다. 예컨대 어깨 위 유발점을 치료하면 팔과 손의 통증이 없어진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근육에 비활성의 유발점을 지니고 있다가, 이것이 활성화되면 통증이 갑자기 생겨나기도 한다. 문제는 각종 검사에 아무런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치료법으로는 스트레칭·압박·주사 요법 등이 있다. 이런 치료법은 한의학의 침술이나 지압요법과 비슷하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누구에게나 또 언제나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 치료와 예방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근육의 지속적 불균형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즉 앉거나 서거나 올바른 몸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육의 지속적인 긴장도 해롭다. 똑같은 자세를 너무 오래 하고 있으면 근육조직이 피로를 느끼고 피로한 근육은 유발점을 활성화시키기 쉽다. 거르지 말고 날마다 운동을 해야 한다. 골프·테니스·조깅·등산·볼링·축구·농구 같은 특정 운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보건체조나 그냥 팔다리를 흔드는 이름 없는 운동을 일컫는 것이다. 거르지 말아야 결리지 않는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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