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 니은 디귿…제445호 3명의 회원과 함께 5분 늦게 도착한 마을회관 앞에는 하얀 고무신 7켤레와 털신 2켤레가 모여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할머니·할아버지·학생들 한방 가득 왁자한 인사를 건넨다. “선상님! 정월까지만 갤쳐줄라요 고추모 이식만 하믄 그 담엔 괜찮은디….” 동춘이 엄마의 물음에 2...
최후의 유혹, 목숨 끊기제444호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엿보는 작품들… 그들의 죽음에 이르는 행위를 어떻게 볼 건가 지독하리만큼 고요하고 평화로운 봄날,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가 다소 신경질적으로 펜을 긁어댄다.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하고, 집중할 수가 없어요. 나는 더 이상 그것과 싸울 수 ...
주인이 왕, 그래도 좋아!제444호 다면평가로는 빵점인 김치찌개집 ‘장호왕곱창’이 단면평가로 백점인 사연 한 인물을 놓고 동료·부하·상관 등이 평가한 것을 종합해 인사에 반영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식 다면평가제가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다. 몇해 전 나도 어느 기관의 간부로 일하면서 부하직원들의 업무수행 고가를 매겨본 적이...
마음을 다스려 평정심 유지제444호 산길 오르며 생각 가다듬고, 반신욕 통해 쌓인 피로 풀어 22일의 선거운동 기간에 내가 이동한 거리는 대략 7300km 정도 된다. 물론, 전국을 걸어서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차량과 비행기로 이동하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목소리 높여 유세를 하는 것은 어지간한...
부자마을제444호 “빨간 차 맞아요 차 펑크 났어요.” 상담을 마친 애기엄마가 밖에 나갔다 오더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전해준다. 방문상담 오는 길에 어쩐지 차가 흔들려 불안했는데 나가 보니 뒷바퀴가 푹 주저앉았다. 애기엄마네 사정을 잘 아는 수녀님(우리말이 수준급인 인도 수녀님)까지 모시고 ...
정력제에 속지 말라제444호 몸살리기 80살에 자식을 본 정력가로 알려진 할아버지를 만났다. 그분에게 “장수와 정력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특별한 비결은 없소”라고 대답했다. “매일 즐겨 잡수시는 것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밥·국·찌개·김치·나물… 뭐 그런 것들이오”라고 말했다. “그러면 절대...
산사에 얽힌 전설 속으로…제444호 <생활의 발견>의 청평사 물길 헤치고 산길 거닐면 회전문이 눈 앞에…일상의 고달픔 떨치는 여행지로 제격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훌쩍 떠날 수 있는 곳. 서울사람들에게 춘천은 조금 특별한 곳이다. 경춘가도를 따라 산과 물을 마주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
무대를 비추는 ‘큰바위 얼굴’제444호 한국연극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오태석과 채윤일, 그 옹골찬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새해 무대 연극동네에도 명망이 있고, 권력이 있고, 이 두개를 지닌 작가들이 있다.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가 지닐 명망과 권력은 작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연극에는 작품의 명망과는 ...
[김창완] 도사님인가 외계인인가제444호 어른이라기엔 너무 순수하고 아이라기엔 너무 심오한 ‘아홉살짜리 천재소년’ 김창완 초등학교 6학년 내 마지막 어린이날 선물은 대학생 사촌오빠로부터 받은 산울림의 <개구장이> 엘피(LP)판이었다. 난 그 동요스러운 가요, 가요스러운 동요를 듣고 또 들었다. 고등...
아이들의 마음을 산책한다제444호 야누슈 코르착이 발견한 아이들의 세상…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는가 누군가 그렇게 물었는가 삽시간에 사람의 마음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게 뭔지를 그는 이렇게 스스로 대답했다. 그것은 ‘음악’이라고. 그렇다. 쇼팽의 야상곡은 그 입을 여는 순간 벌써 젊은이들 마음을 설레게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