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위 댄스제1270호한반도의 ‘불가역적’ 비핵화에 앞서 남·북·미 정상의 ‘불가역적’ 만남이 6월 마지막 일요일 오후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전쟁의 교전 당사국이자 종전선언도 하지 못한 채 정전 상태를 유지하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만남을 따르려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붉은 노을빛은 사라지고제1269호백두대간 난개발의 대명사 자병산에서 석회석 채굴이 계속되고 있다. 저녁이면 노을빛을 받아 정상 주변 병풍 같은 절벽이 붉게 빛나 붙은 이름 ‘자병산’이 무색해졌다. 광산 건너편 백복령에 서면, 돌을 깨는 발파 소리와 산을 깎는 대형 포클레인의 굉음이 그치지 않는다. 2005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남녀인 동시에 누구도 아닌 제1268호“언젠가부터 ‘남자랑 관계 없었어?’ 같은 질문을 받았어요. ‘남자 관심 없어’라고 말하면 ‘남자 몰라서 그래’라는 성희롱 발언을 들었죠. 사촌들은 물론 친구들한테서도 들었고. 기분이 나빴어요.” 지난 3월19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인근 카페에서 만난 성소수자 헤이든이 훌쩍이며 마음을 털어놨다. 생물...
슬픈 앙코르와트제1267호캄보디아 서북쪽에 있는 시엠레아프는 대표 유적지 앙코르와트를 관광할 수 있는 거점 도시다. 호텔 1천여 곳과 수많은 식당이 작은 도시에 가득 들어차 있다. 하지만 세계적 관광지 시엠레아프의 신비롭고 화려한 전통문화와 유적의 이면에는 잔혹한 역사가 담겼다.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와 더불어 가장 끔찍한 제노사이…
편지는 과로를 싣고제1266호 마흔다섯 살의 집배원 강대희씨는 19년째 우편배달을 하고 있다. 계약직으로 일한 기간까지 합치면 22년째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우편물을 분류한 뒤 9시에 우체국을 나선다.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일대 9천 가구가 그가 맡은 구역이다. 오전에는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을 돈다. “등기우편물을 4층까...
말라 죽은 솔향기 제1265호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주)영풍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산은 잎이 푸른 봄이면 황폐해진 상처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춘양목 솔향기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소나무가 집단으로 말라 죽고 있다. 피해 규모는 약 87㏊에 이른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제련소에서 나온 오염물질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
모양은 ‘요강’ 향은 ‘지린내’제1263호강원도 화천군 동촌2리 비수구미 마을의 심마니 장윤일(76·복주머니난식물원설립추진위원장)씨 집 뒷산에서 광릉요강꽃 1500여 개체가 군락을 이뤄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장씨가 30년 전 평화의 댐 공사로 훼손된 자생지에서 옮겨 심은 광릉요강꽃 6촉(난을 세는 단위)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당시 꽃 이름도 모르...
황새 가족이 돌아왔다 제1262호 충남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 들녘에 세운 13m 높이 인공 둥지. 제법 자란 어린 새를 위해 교대로 먹이를 물어 둥지로 나르는 황새 부부의 날갯짓이 분주하다. 2015년 처음 야생에 풀어놓은 황새 만황이와 미송이 부부는 이곳 둥지에서 3년째 아기 새를 키우고 있다. 황새(천연기념물 제1...
평화의 손을 잡고 제1261호 “꽃피는 봄날, 디엠제트(DMZ)로 소풍 가자.” 이 제안에 지구촌 시민들이 곳곳에서 손을 잡았다. ‘DMZ 평화인간띠운동본부’가 인천 강화군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500㎞에 이르는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에서 4월27일 오후 2시27분 손을 맞잡아 ‘평화인간띠’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남북 ...
“13년의 세월이…” 제1260호세계적인 기타 제조업체 콜텍에서 정리해고됐던 노동자들이 4월22일 13년 만에 회사와 ‘명예복직’에 합의했다. 해고된 채 4464일을 살았다. 하지만 합의서를 손에 든 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시원하기도 하지만 우리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 우리가 일하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