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다리에 얼음 발찌 두루미의 ‘긴 겨울밤’제1248호 물이 얕고 물살이 세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여울은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잠자리다. 천적인 삵을 피해 여울로 날아든 새들은 발목에서 무릎 정도 깊이 강물에 발을 담근다. 잠을 잘 땐 외다리로 선 채로 머리는 날개 밑에 파묻는다. 밤새 꼼짝...
허락되지 않은 땅제1246호 유대인들은 ‘신의 약속을 받은 땅’이라고 믿는 가나안(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쪽 지역의 옛 이름)에서 살려고 이스라엘을 세웠다. 1917년 영국 외무장관 아서 밸푸어의 선언을 시작으로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됐고, 팔레스타인에 살던 아랍인들과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이곳은 지구의 ...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제1245호 김수경씨는 “축 복직, 동지들! 환영합니다!”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회사 정문 앞에 서 있었다. 3년 전 먼저 복직한 그는 지난밤 딸과 함께 펼침막을 만들었다. 그가 기다리는 동료들과 그는, 이날을 간절히 기다렸다. 2018년 12월31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71명이 복직한 ...
싹 타는 펠릿에 확 주는 난방비제1244호 펠릿 난로 공장이죠? “네에.”(기계 소음이 커서 알아듣기 힘든가보다.) <한겨레21> 사진기자 류우종입니다. 펠릿 난로 제작 과정을 취재하고 싶어 전화드렸습니다. “네에. 얼마예요?” 뭐가요? “얼마냐고요. 다들 돈 받던데?” 아아, 저희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243호 2018년 한 해도 어김없이 지구촌은 전쟁과 폭력, 기아와 빈곤, 또 지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이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큰 희생을 치르고 고통에 시달린 것은 곳곳에 사는 어린이들이었다. 하지만 대자연이 끈질기고 굳건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도 유연하고 강인한 회복력으...
#난민과 함께한 2018 제1242호 전쟁과 폭력을 피해, 또 국가권력의 탄압을 피해 고국을 탈출하는 난민이 늘면서 ‘난민 인권’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도 지난여름 갑자기 제주도로 들이닥친 수백 명의 예멘 난민 수용 여부를 두고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한국을 찾아온 이들이 예멘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앞이 캄캄하네제1241호 2018년 무술년, 올 한 해도 지구촌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견뎌냈다. 산과 들, 숲과 물속, 먼바다에 이르기까지. 또 각 지역의 보도사진가와 생태사진가들은 이 모습을 담아내려고 호흡마저 숨긴 채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어렵사리 포착한 동물들의 멈춰진 순간은 때론 신비롭기까지 하다....
낙동강 최상류에는 이 공장이 있다제1240호 경북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 최상류에는 놀랍게도 중금속을 제련(광석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서 함유한 금속을 분리·추출해 정제하는 것)하는 영풍제련소가 있다. 영풍제련소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의 칠성광업소에서 비롯된다. 일제가 패망하고 철수한 뒤 1961년 영풍광업주식회사가 정부로부터 불하받아 연화…
난민의 첫 번째 승리제1239호 ‘45초’. 예멘 킥복싱 국가대표 출신 아흐마드 아스카르(28)가 지난 11월17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킥복싱대회에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흐마드는 시합에서 두 번의 다운을 따냈는데 제대로 뛴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그가 짧고 강하게 휘두른 왼손 훅에 쓰러...
옛 시장을 지키는 이유제1238호 일제강점기인 1927년 서울 중구 의주로 서울역 부근에서 경성수산(주)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던 수산시장은, 1971년 한국냉장이 아시아개발은행 차관을 받아 관리·운영하면서 동작구 노량진동으로 이전했다. 이때 도매시장으로 커지면서 ‘노량진수산시장’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이후 상인들은 싱싱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