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철아!” “어머니, 건강하시라요”제1227호 스물다섯 꽃 같은 나이에 네 살배기 재롱둥이와 생이별을 한 이금섬(92)씨는 67년 만에 만난 아들을 한눈에 알아봤다. “상철아!” 이름이 불린 일흔한 살 아들은 엄마를 끌어안았고, 뜨거운 눈물에 젖은 서로의 볼을 비비며 떨어질 줄 몰랐다. 이씨는 한국전쟁 때 피란을 가다 남편과 아들의 손을 놓쳐 헤어졌다....
태풍 지나간 자리제1227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 남쪽을 훑고 지나간 8월24일 오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 들판에서 농민들이 강풍에 쓰러진 고춧대를 다시 묶어세우고 있다. 자식 같은 고추가 쓰러지자, 농민들은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뙤약볕에서 일했다. 23일 밤 11시께 전남 목포에 상륙한 솔릭은 호남, 충청, 강원...
‘삼도봉’으로 행복 싣고 달려요제1226호 충북·경북·전북 3개 도가 만나는 민주지산 삼도봉 일대 산골 마을에서, 충북 영동군·경북 김천시·전북 무주군 3개 지자체가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의료복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삼도봉 행복버스’라고 한다. 행복버스가 지난 4월 민주지산 자락의 영동군 상촌면 ‘하고자 마을’을 찾았다. 김천보건...
내 마음도 타들어간다제1225호 전국 곳곳에서 강한 햇볕과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농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이미 도시 소비자들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확기에 접어든 과수와 채소 등의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음지작물인 인삼밭에서는 ...
평화야 고치글라(같이 가자)제1224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가하는 여든이 넘은 최종대 어르신, 이제 겨우 태어난 지 200일이 지난 연수와 함께한 일곱 식구….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덥다는 염천 속에서 올해도 400여 명의 사람이 제주도 일대 도로를 땀으로 적셨다.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일주일간 제주도를 돌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
65년간 잘린 허리제1223호 65번째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은 올해도 이 땅의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까지 했지만,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종전선언은 아직 안갯속이다.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7월27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안 판문점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전쟁의 일방인 우리 군과 ...
출렁출렁 오싹오싹제1222호 양쪽 언덕에 줄이나 쇠사슬을 건너지르고, 거기에 의지해 매달아놓은 다리가 출렁다리(현수교)다. 덕분에 하늘을 걷고, 물 위를 걷고, 바위 절벽 사이를 가로질러 걸어간다. 크고 작은 출렁다리가 전국적으로 50여 개에 이른다. 출렁다리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건너면 주변 호수와 계곡, 기암절벽의 빼어난 모습과 ...
섬마을 선생님과 이건이제1221호 전남 보성 벌교의 작은 섬 장도에는 300여 명이 산다. 하나뿐인 학교 ‘벌교초등학교 장도분교장’. 2016년 친구들이 뭍으로 떠나 6학년 김이건(13)이 홀로 남았고, 지난해 김성현(34) 교사가 새로 부임했다. 그렇게 둘의 특별한 수업이 시작됐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니...
남북은 없었다 평화만 있었다제1220호 남북통일농구대회가 15년 만에 다시 열렸다. 6월18일 남북체육회담에서 합의한 이번 행사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7월4~5일 이틀 동안 치러졌다. 첫쨋날에는 남북 선수 3명씩 섞어 한 팀을 이룬 ‘평화팀’과 ‘번영팀’이 맞대결을, 둘쨋날에는 남쪽과 북쪽의 남녀 대표팀끼리 대결을 펼쳤다. 1...
자작나무 숲의 여름제1219호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산75-22번지 숲이 하얀 자작나무 70만 그루와 초록 잎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고개를 들어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잎사귀에 반사된 푸른빛이 나무 사이로 한여름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해발 750m의 숲은 인제 읍내보다 평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