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가득한 섬에 다시 전투기가 날아온다니제1360호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앞 농섬에 처음 간 때는 2000년 5월이었다. 미군이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에 의한 방사능 피폭 여부를 확인하려고, 썰물 때를 기다려 갯벌을 가로질러 30여 분을 걸었다. 잠시 사격이 멈춘 농섬은 포탄에 깨져 원래 모습을 잃어갔고, 어른 키만 한 폭탄이 갯벌 여기저기에 방치돼 있었...
새들의 절에 하룻밤 신세집니다제1359호 ‘코로나 시대’ 뉴노멀(새 기준) 여행이 된 가족 단위 캠핑을 위해 산속 작은 절집이 산문을 열었다. 경기도 포천 지장산 계곡에 자리한 도연암 주변 빈터에 만들어놓은 산새마을 캠핑장은, 원래 새를 관찰하러 오는 사람들이 텐트를 치던 곳이다. 한데 감염병 확산으로 인구 밀집 여행지를 찾기 꺼리는 202...
신이시여, 이들을 지켜주소서제1357호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2021년 3월31일 현재 520여명이&nb...
[포토스퀘어] 이토록 간절한 천릿길제1354호 코로나19 확산 초기 의료 공백으로 숨진 정유엽(당시 17살)군의 아버지 정성재(54)씨가 천릿길을 걷고 있다. 아들이 병원을 전전하다 숨을 거둔 경북 경산을 2월22일 출발해 대구, 경북 김천, 대전을 거쳐 충북 영동을 걸어서 지나고 있다. 정군은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
[포토스퀘어] 귀엽다가 무섭다가제1353호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 갈대 사이로 쇠부엉이의 에어쇼가 펼쳐진다. 낮 동안 사람 눈에 띄지 않고 풀숲에서 쉬던 새는 해 질 무렵부터 먹이를 사냥한다. 폭이 넓지 않은 강 양쪽 산책로와 차도가 사람들 왕래로 부산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천 주변이 탁 트여 있는데다 풍부한 먹이와 숨기에 적당한 수풀이 잘 갖춰져 있기...
[포토스퀘어] 한계를 모르는 V제1352호 흘러내릴 듯한 헐렁한 바지를 입고 바닥에 머리를 대고 돌거나 몸을 솟구쳐 날아오르는 묘기 같은 춤 ‘브레이크댄스’. 거리의 문화로 여겨졌던 브레이크댄스가 ‘2024 파리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브레이킹 비보이(B-boy)와 브레이킹 비걸(B-girl)로 나뉘어 두 개의 금메달이 ...
[포토스퀘어] 남김없이 살다 떠난 백기완제1351호 백기완 선생은 거리에서 또 광장에서 늘 일렬(첫째 줄)을 지켰다. 폭압적 군사정권과 맞서 싸울 때 경찰의 최루가스와 물대포 등 강경진압 앞에서도 시위대의 방패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선생은 평생 ‘재야인사’였다. 1960~80년대 군사정권이 내세운 꼭두각시 정당들로 민주주의가 빈사 상태에 빠졌을 때 그는...
물에 발 담그고 자다제1350호 경기도 파주 문발배수펌프장 유수지는 겨울 철새의 잠자리다. 출판단지가 들어서며 습지 주변에 도로가 뚫리고 건물이 들어섰지만, 해마다 새들이 날아와 춥고 긴 밤을 난다. 해가 떨어져 땅거미가 지면 강 하구와 주변 농경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던 새들이 날아든다.잠자리의 터줏대감은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큰부리큰기…
속헹이 떠난 비닐하우스에 남은 동료들제1349호 사람들이 다니는 길 옆에 나무판자 몇 개 걸쳐놓은 고무통. 그 주변을 엉성하게 둘러싼 검은 차양막. 2021년 1월17일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농장에 있는 이주노동자 숙소의 화장실 모습이다. 20대 여성 노동자도 이 화장실을 쓴다. 여기 농장주는 비닐하우스 안에 조립식 패널로 지은 숙소와 이런 화장실을...
[포토스퀘어] 되찾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제1348호 ‘인간은 밥으로만 살 수 없다.’ 일찍이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유희를 추구하는 동물’(호모루덴스)이며 놀이가 인류 문명의 원동력이라 역설했다. 코로나19라는 강력한 감염병 앞에 사회·경제적 취약층은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 또 확산세가 한 해 넘게 이어지자 생존 문턱을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