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밥도 자유도 없다 나는 헬바다제997호【꿀바】 [명사] 비교적 힘이 덜 들고 시급이 높은 ‘좋은 알바’. [반대말] 헬바. 힘들고 ‘나쁜 알바’를 뜻하는 은어. 【선인】 [명사] ‘꿀바’를 소개해주는 사람. 【먹튀】 [명사] PC방 등에서 게임비나 음식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먹고 튀는’ 손님...
이것은 어쩌면 거짓말?제997호“사장님” 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성질이 난다고 했다.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질로 지시하는 게 사장이지, 박스 나르라고 부른 퀵서비스 기사가 무슨 사장이냐는 거다. 그는 스스로를 배달할 물품을 맡긴 업체의 ‘임시 직원’으로 여겼다. 직업을 바꾼 뒤 그녀는 아침마다 신경 써서 화장을 한다고 했다. (전에 하던 ...
소심한 친구들에게제997호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가을 한동안 ‘동물의 왕국’으로 불렸습니다. 멧돼지, 야생 황소, 꽃게, 코끼리 이야기가 같은 날에 등장했을 정도니 그리 불려 마땅합니다. 겨울이 오자 ‘동토의 왕국’ 북한 꼭지가 ‘동물의 왕국’을 대체했습니다. 공론의 장을 파괴하고 민주주의의 뿌리를 ...
널린 증거들, 제발 커닝이라도 하라제997호내 손으로 계산해본 27%라는 한국 내 대형 핵사고 확률이 나를 전율케 했다. 핵사고의 확률이 100만분의 1이라는 핵산업계의 주장이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방사능의 인체 위해성에 관한 너무나 왜곡된 정보가 나의 눈과 귀를 막았었지만, 후쿠시마는 그런 나를 정신 똑바로 차리게 해주었다...
철도 민영화 싸움, 이제 시작이다제997호나는 서울역 전광판에서 베이징이나 모스크바, 베를린, 파리 같은 행선지를 보는 게 꿈인 기관사다. <철도의 눈물>은 섬처럼 갇혀 있는 한국철도 때문에 사람들의 상상력마저 가둬놓는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끔찍한 길로 인도하는 국토교통부의 철도 민영화 정책에 대한 절박한 위기감으로 써내...
학교는 민주주의를 모른다제997호반동의 시대다. 자기 이익만큼은 알토란같이 챙기던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정치’는 돌아올 줄 알았다. 상대의 말을 인정할 때 비로소 정치는 시작된다. 그러나 이 정권은 상대를 인정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불통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소통’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치의 장에서 말을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
생존 법률이야말로 ‘자기계발’제997호한국 사회에서 20대 청년이 욕먹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진취적이지 못하고 대기업·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장만을 바라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문제에 관심 갖지 않고 도서관에 앉아서 스펙만 쌓는다는 것이다. 이 사회는 20대에게 ‘도전’할 것을 요구하고, 때로는 ‘연대’할 것을 요구한다. 이 엄…
일단 행동하고 계획은 다음에제997호“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제일 슬픈 구절들을” 이것은 정현종 선생이 번역한 파블로 네루다의 저 유명한 시 첫머리다. 스페인어는 원래 동사가 앞에 오고 목적어가 뒤에 오니까 “오늘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라고 평범한 우리말 어순으로 번역해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절묘한 도치 때문에 시적인…
과로사회는 ‘돼지들의 국가’다제997호우리는 왜 2~3주 연속해서 휴가를 쓸 수 없는가? 우리는 왜 퇴근시간이 넘어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가? 주범은 우리 모두를 눈 시뻘건 돼지 신세로 만드는 ‘기형적인’ 일 패턴이다. 악취가 악취인 것을 모르는 저인지 상태 ...
의심스러운 상대를 혼자 상대 말라제997호살인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분석한 잘 알려진 연구는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나 가족- 생일이면 안부 전화를 걸어줬던 사람들- 의 손에 죽을 확률이 더 높다고. 이 우울한 조사 결과는 국가나 사회 단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우리의 최후는 북한 김씨 왕조의 도발이나 테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