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는 이것이 교육인지 아닌지 토론하고 논쟁해야 하는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가지만 오히려 교사들은 결코 공적으로 문제제기하지 않으려 한다. 이견을 의견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를 검열하고 단속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교사에 대해서도 가급적 이야기하지 않고 못 본 척한다. 그게 교사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예의라고 생각한다. 결국 교무실을 공론의 장으로 만들려고 노력할수록 교사들 사이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 소외감을 느낀 채 소진돼가고 있다. 무기력과 소진의 반복. 그런데 이것이 어디 학교만의 문제인가? 우리 사회 전체가 타자를 회피하고 자기를 단속하며 사적인 세계에 자신을 은닉한다. 이렇게 본다면 위기에 빠진 것은 학교와 학교 안에서의 교육이 아니다.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 근대사회를 통해 인간이 기획하고 꿈꾸었던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나와 다른 존재, 타자를 만나고 타자를 통해 배우며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고 그 경험을 말로 표현하며 공적인 세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의 성장 말이다. 이런 성장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항구적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엄기호 덕성여대 겸임교수·<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교육 현장에는 이것이 교육인지 아닌지 토론하고 논쟁해야 하는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가지만 오히려 교사들은 결코 공적으로 문제제기하지 않으려 한다. 이견을 의견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를 검열하고 단속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교사에 대해서도 가급적 이야기하지 않고 못 본 척한다. 그게 교사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예의라고 생각한다. 결국 교무실을 공론의 장으로 만들려고 노력할수록 교사들 사이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 소외감을 느낀 채 소진돼가고 있다. 무기력과 소진의 반복. 그런데 이것이 어디 학교만의 문제인가? 우리 사회 전체가 타자를 회피하고 자기를 단속하며 사적인 세계에 자신을 은닉한다. 이렇게 본다면 위기에 빠진 것은 학교와 학교 안에서의 교육이 아니다.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 근대사회를 통해 인간이 기획하고 꿈꾸었던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나와 다른 존재, 타자를 만나고 타자를 통해 배우며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고 그 경험을 말로 표현하며 공적인 세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의 성장 말이다. 이런 성장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항구적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엄기호 덕성여대 겸임교수·<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