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서 ‘여성’으로 거듭나다제999호“이제 너는 그 누구에게서도 입맞춤을 받아선 안 돼. 내 말을 어기면 너에게 죽음의 입맞춤을 하겠다.” 그것은 차갑고 고독한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였다. 소년 카이는 악마 트롤들이 실수로 떨어뜨린 거울의 파편이 눈과 심장에 박혀, 무엇이든 실제보다 흉측하게 보는 눈과 싸늘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변했다. 어느 겨울…
의협은 어쩌다 반쪽짜리가 됐나?제999호핑크색 코끼리 이야기가 있다. 희귀한 동물인 핑크색 코끼리를 구해오라는 과업이 생기면 각 나라마다 사람들의 반응이 다르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은 회사를 등록하고 지분부터 나눈다. 중국 사람들은 회색 코끼리를 데려다가 핑크색 페인트를 칠한다. 일본 사람들은 핑크색 유전자 연구를 시작한다. 한국 사람들은 무엇부…
김소연 <야만의 거리> 외제998호야만의 거리 김소연 지음, 창비 펴냄, 1만2천원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삶을 올곧은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청소년 소설. 신분제가 폐지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구시대의 관습대로 살아가는 평안북도 구성, 주인공 동천은 양반 아버지와 몸종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디에도...
스티브 아얀 〈심리학에 속지 마라〉 외제998호경제성장과 사회보장 사이에서 옌뉘 안데르손 지음, 박형준 옮김, 신정완 감수·해제, 책세상 펴냄, 1만9천원 1930∼80년대에 이루어진 스웨덴 사민당의 사회정책 담론의 변화 과정, 즉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을 둘러싼 조화와 모순의 역사를 분석한 스웨덴 경제사학자의 책. 저자는 스웨덴 사민주의가 추구해온 ...
〈카포티〉의 그 배우를 만난다 외제998호<카포티>의 그 배우를 만난다 씨네코드 선재, 필립 시모어 호프먼 특별전 갑자기 세상을 떠난 필립 시모어 호프먼 특별전이 서울 북촌의 씨네코드 선재에서 2월12~14일 열린다. 2006년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 호프먼은 주연과 ...
분해·재조립의 자유를 허하라제998호만들기의 세계에 몸을 담근 요 몇 년 사이, 가장 좋은 점이라면 웬만한 일상적 사물은 수선하고 만들어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동네 전파사에서도 안 고쳐줘 버리지도 쓰지도 못한 채 박스 안에서 잊혀가던 조명기를 꺼내 수리하고, 신혼여행으로 오래된 문방구 탐방을 다닐 만큼 갑의 안목을 지닌 지인의 결혼 축하...
소통하라, 차범근처럼제998호모든 것의 시작은 차범근이었다. 2002년 이후 박지성을 필두로 축구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급물살을 탔고, 지금 국가대표의 주전 대부분을 ‘해외파’로 구성하게 되었지만, 사실 그 누구도 기록과 평판에서 차범근이라는 이름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분데스리가 308경기 출전에 98골을 기록하고(모든 골이...
깨알 같은 직선의 문장들제998호“정욕이 남보다 지나친 면이 있었다. 열네다섯 살부터 서른대여섯 살까지 거의 미친 듯 방종해 하마터면 패가망신할 지경이었다. 심지어는 기생들과 놀 때 좁은 골목이나 개구멍도 가리지 않아 남들에게 손가락질과 비웃음을 샀고, 스스로도 혹독하게 반성했지만 끝내 그만두지 못하였다.” 벽파 쪽 정객의 행태 신랄...
천사처럼 담대하게, 악마처럼 집요하게제998호영화는 한 세기만에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예술로 떠올랐고, ‘거장’이라 불릴 만한 수많은 영화예술인들을 배출했다. 높은 제작 비용과 세세한 분업 체계 덕분에 영화는 ‘어느 누군가의 작품’이 되기 어려울 것 같지만, 거장들은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 ‘작가’가 됐다. 이들은 때로 자서전처럼 직접 저술한…
아예 읽지 않는 게 제일 문제다제998호한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로 나온 책에 대해 물어보다 끊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왼쪽이요 오른쪽이요?” “음, 글쎄요.” 어느 쪽인지 의심받았던 그 책의 원서 제목은 ‘그리드락 이코노미’(Gridlock Economy), 한국어판 제목은 <소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