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에 빠져드는 이유제995호고독한 사람의 멜로드라마 BBC <셜록> 시즌1 첫 회는 불면에 시달리던 왓슨이 어두운 방 안에 커튼도 젖히지 않은 채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때의 심정을 그는 훗날 시즌2 마지막 회에서야 밝힌다. “나는 너무나 외로웠어”라고. 자신을 소시오패스라 지칭할 만큼 관계...
걸을 수 없어도 존재한다제995호올해 일흔일곱 살 남자, 그는 다리가 잘린 채 누워 있다. 지난주에 왼쪽 다리 절반 정도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당뇨병을 오래 앓아왔는데 1년 이상 약을 안 먹고 그냥 지냈다고 한다. 응급실 도착 당시 혈당이 500까지 치솟았다. 다리는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발가락과 발등이 검게 부풀...
광고는 보이스피싱 중제995호“예전에는 얼굴을 무조건 썼죠. 돈 들어가는 건 비슷하니까.” 지난해 ‘단언컨대’로 대박을 터뜨린 휴대전화 베가 광고를 만든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손윤수 국장은 그렇게 말했다. 엄청난 돈을 주는 ‘빅모델’을 쓰는 광고의 지상 과제는 무조건 노출, 최대한 노출이었다. 광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빅모델이 나오고 또…
살인 기계 빚어낸 애국적 판단 중지제995호노동자의 이름으로 시인이 묻는다. “성문이 일곱 개나 되는 테베를 누가 건설했던가?/ 책 속에는 왕의 이름들만 나와 있다./ (…) 몇 차례나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때마다 그 도시를 누가 재건했던가?”(베르톨트 브레히트, ‘어떤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자명한 진리를 재론하지 않겠다는 듯, 시인은 말을...
세계경제의 첫 여성 대통령제995호또다시 여성 파워인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여성 의장 시대가 드디어 열렸다. 자그마한 체구에 온화한 미소가 서린 백발의 재닛 옐런 부의장이 벤 버냉키의 뒤를 잇게 된 것이다. 사실상 세계경제를 진두지휘해온 연준의 100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붕괴 지경의 유럽을 지탱해온...
유영호 〈우리 아이 12년 공부 계획〉 외제994호마주 보기 장 자끄 상뻬 글·그림, 배영란 옮김, 열린책들 펴냄, 2만4천원 인간관계 속 매너리즘을 겪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화집. 인간관계, 즉 가족과 연인, 친구,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행복과 불안, 불만과 두려움 등이 여러 가지의 형태와 이야기를 가지고 나타난다....
정민 〈우리 한시 삼백수-7언절구편〉 외제994호우리 한시 삼백수 -7언절구편 정민 지음, 김영사 펴냄, 1만9800원 한시는 간결한 언어의 가락 속에 깊은 지혜와 감성을 숨긴 고전 인문학의 정수.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우리 7언절구 삼백수를 가려 뽑고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망라했다. 원문에는 독음을 달아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했으...
단신제994호<롤리타> <분노의 포도>가 연극으로 산울림 소극장 1월4일부터 고전 시리즈 공연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에서 새해 기획 프로그램 ‘산울림고전극장- 고전 읽는 소극장’을 선보인다. 1월4일부터 시작해 4월6일까지 계속되는 공연은 지난해 ‘소설, 연극으로 읽다’에 ...
모든 출발점은 ‘개인들’이었다제994호‘안녕들 하십니까’ 현상은 낯설다. 언뜻 ‘프리허그 캠페인’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치유적 제스처일 뿐이다. 누군가 처음 인사말을 던졌다. 세상 사람 모두를 부르는 포즈를 취하지만, 정작 그 자체로는 아무도 부르지 않으면서, 신기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이들만을 요격해서 부르는 효과를 낳는다.…
박근혜 시대의 20자평은?제994호새삼 역사를 서술하는 작업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현대사가 담긴 역사 교과서 문제로 진통을 앓고 있고, 역사상 최초의 원거리 전투병력 파병이었던 베트남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아직도 제대하지 못한 늙은 ‘노병’들이 격한 시위를 하는 세상이니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