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배제’제994호“69억 인구에 비춰보면 국내엔 더 이상 가난한 사람이 없다. 아직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노동자 시인이었던 박노해의 이 말처럼 한국엔 더 이상 빈곤층이 없을까. 그의 말대로 서울역 노숙인들과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 지하철의 걸인들은 단지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일 뿐인가. 경제동물이 ...
공룡 인텔을 매혹시키다제994호‘아두이노’라는 흥미로운 기계를 알고 계신가? 이탈리아어로 ‘절친’ 정도의 뜻으로 번역할 만한 이 작은 보드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라고 불리는 종족들 중 하나인데, 쉽게 얘기하면 작은 기판에 감지 센서 등을 덧붙이고 프로그램을 넣어주면 상호작용이 가능한 기계장치를 만들어주는 초소형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고요한 환희제994호매서운 골바람이 불고 잔설이 얼어붙은 한겨울 밤은 생각만 해도 을씨년스럽다. 그런 겨울밤에 나목 가지 사이로 비치는 어스름 달빛으로 길 밝혀 찾아드는 나의 작업실은 원래 뒷산에 누워 계신 어머님이 소를 키우시던 우사였다. 거저 얻은 폐합판을 재활용해 권순흠 목수의 도움으로 만든 이 공간은 겉보기엔 어설...
빌 게이츠가 원전을 판다고?제994호“빌 게이츠가 원자로와 무슨 관계가 있나요? 요즘 그런 얘기가….” “그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닙니다. 세상 원전 중에서도 제일 위험하다는 소듐고속증식로의 전도사예요. 문제가 많은 사람이죠.” 그의 답변은 막힘이 없었다. 경북 경주 방폐장 문제를 거치며 늦깎이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다가 환경운동연…
별에서 온 남자 별이라 불리는 여자제994호연예인은 곧 스타다. 연예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의 제목에 자주 ‘별’이 들어가는 이유다. 이 분야의 원조인 MBC <별은 내 가슴에>가 대표적이고, SBS <별을 쏘다>도 유명했으며, 최근에는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
불러도 주인 없는 응원가여제994호기록적인 겨울이었다. 돈에 관한 한국 야구의 모든 역사가 새로 쓰였다. 자유계약(FA) 선수들은 최고액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며 총액 500억원이 넘는 시장을 만들었고, 오승환과 이대호는 일본에서 엔화를 쓸어담았으며, 메이저리거 추신수는 1350억원짜리 계약으로 아시아 선수 기록을 경신했다. ...
성격이, 운명이다제994호성격은 운명이다. 문학의 이 오래된 명제는 성격은 운명처럼 타고나는 것이란 말도 되지만 성격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뜻도 된다. 특출하고 뚜렷한 캐릭터를 지닌 이들은 어떤 시공간에서 태어났대도 결국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작품을 통해 아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사는 맥베스나 스칼렛 오…
‘기자질’의 미래를 알려주마제994호최근 몇 년간 나는 미디어 플랫폼과 기자·에디터, 혹은 비평가의 위치에 대해 꽤 깊이 고민한 것 같다. 일단은 내가 미디어 환경에 민감한 프리랜서 글쟁이기 때문이고 한편으론 1999년에 오픈한 ‘weiv’란 음악 웹진 운영에 10년 이상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모바...
노동자의 이름으로제994호꼼꼼히 골라온 말들인 듯했다. 시작은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를 인용한 문장이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아직 우리가 살지 않은 날들이다.” 다음엔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배역을 맡겨준 드라마작가와 연출가, 동료 배우들,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잠시 머…
로베르토 볼랴뇨 〈2666〉 1~5권 외제993호2666 1~5권 로베르토 볼랴뇨 지음, 송병선 옮김, 열린책들 펴냄, 세트 6만6600원 ‘마르케스 이후 라틴아메리카에 등장한 최고의 작가’ ‘스페인어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추앙받는 소설가’라는 찬사를 받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장편소설. 2003년 숨을 거둔 뒤 출간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