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넘어 연대, 편견 아닌 이해제991호식민지, 내전, 기아, 에이즈, 커피, 다이아몬드.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은 앙상하다. 마치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 모습처럼. 아프리카를 향한 우리의 눈길은 동정 또는 외면을 오고 갈 뿐이다. 미국의 패권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중동과 아랍권이 우리의 시야에 포착될 때도,...
이제 알았네, 그에게 진 빚제991호“나는 암흑 속으로 돌진한다.” 살아서 그가 쓴 마지막 글(‘노회찬과 주대환을 보내며’)의 마지막 문장이다. 그는 45살 평생을 암흑 같았던 진보정치에 작은 빛 하나 밝히려고 살았다. “신병에 눈가 짓무른 연약한 사내”로서 그가 세상과 작별할 때, 언젠가 잠깐 반짝였던 진보정치는 다시 암흑이었다. 그는 빛을...
괜찮아, 우린 모두 서툴러제991호“나는 이해받고 싶은 사람, 그러나 당신의 맨얼굴을 보고는 뒷걸음질치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그 사랑이 ‘나는’으로 시작되는 사람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나는 한 번 더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어떤 권력보다 센 ‘인빅터스’제991호지난주 두 사람의 안타까운 부고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한 사람은 폴 워커, 아마도 누구? 하고 갸우뚱하다가 <분노의 질주> 하면 아항! 하고 그제야 떠올릴, 다소 낯선 이름의 배우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넬슨 만델라, 설명이 필요 없는 위대한 지도자다. 워커는 40살에 교통사고...
올해가 가기 전에 보시라제991호예측 못할 짜릿함 혹한의 연말, 시상식에 별 관심 없는 나로서는 따분한 시즌이다. 그러니 이럴 때는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하나를 지목해 곱씹어보곤 한다. 올해는 단연코 <더 지니어스> 시리즈로 시즌1 ‘게임의 법칙’에 이어진 시즌2 ‘룰 브레이커’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반공의 이념 앞에 헌정된 정치적 신전제991호 “머물음과 떠남의 욕망이, 한순간/ 망설임의 몸짓으로 겹쳐지는 곳에서/ 휘파람 소리처럼 둥지는 태어난다”(유하, ‘휘파람새 둥지를 바라보며’) 태고의 집은 움집이었다. 한강변 선사유적이 증언하듯, 그것은 구조물이라기보다 초목으로 변통한 새 둥지에 가까웠다. 집의 시원이 수렴하는 궁극의 형식이란 점에서,...
할 것 다 해본 걸그룹, 다음엔 뭘제991호그룹 씨스타는 올 한 해 앨범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만을 발표했다. 대신 멤버들은 1년 내내 개인 활동을 했다. 연초에 멤버 효린과 보라의 유닛 씨스타19가 <있다 없으니까>를 발표했고, 가을에는 소유가 래퍼 매드클라운과...
임성한 월드에서 불가능은 없다제991호임성한을 보는 것인지, 임성한 드라마를 보는 것인지, 임성한 드라마를 보는 사회를 보는 것인지.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 공주>를 멍하니 보고 있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깨알 같은 상황 하나하나, 이상한 심리전이 있고 괴상한 욕망이 있고 헉하는 전개가 있다. 알다시피, <오로...
강준만 〈교양 영어 사전 2〉 외제990호교양 영어 사전 2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3만8천원 501개로 구성된 <교양 영어 사전 1>과 마찬가지로 502개 키워드로 구성된 이 책은, 영어 단어·숙어의 뿌리를 밝히는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실어 자연스레 영어를 즐기고 생각하고 배우게 한다. 저자인 ...
하워드 진 〈역사를 기억하라〉 외제990호역사를 기억하라 하워드 진 지음, 앤서니 아노브 엮음, 윤태준 옮김, 오월의봄 펴냄, 1만7천원 하워드 진의 연설을 모은 이 책은, 9·11 테러 직후 모두가 미국 군국주의의 광풍에 휩싸였을 때조차 낙관주의에 근거한 유머가 깃들어 있다. 그 이유는 그가 무엇보다 역사를 잘 알고 기억하고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