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지극히 평범한 보통명사면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고유명사로 금기시되는 단어. 기름을 묻히며 기계를 만지는 노동자 배역을 빌려, 공공성을 지키려 중징계를 각오한 철도노동자들과의 거리를 좁혀낸 그의 발언에, 사람들은 뭉클했을 것이다. 촉망받는 연기자가 공영방송의 기능을 잃어버린 KBS 전파에 실어 타전한 그 단어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음습한 공기와 접속하며 만든 촉촉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013년 연말은 그 노동자들이 정권과 언론의 쇠망치에 사정없이 내려찍히는 살 에이는 겨울이었으므로. 그의 수상 소감을 들은 시인 서효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연기자 한주완. 예전 와우북페스티벌에 문지(문학과지성사) 부스에 와서 책을 여러 권 사갔다. (구입한 책 중엔) 좀처럼 읽기 힘든 인문서도 있었다. 오늘 그의 신인상 수상 소감을 듣자니 어쩐지 책의 힘을 더욱 믿게 된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노동자. 지극히 평범한 보통명사면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고유명사로 금기시되는 단어. 기름을 묻히며 기계를 만지는 노동자 배역을 빌려, 공공성을 지키려 중징계를 각오한 철도노동자들과의 거리를 좁혀낸 그의 발언에, 사람들은 뭉클했을 것이다. 촉망받는 연기자가 공영방송의 기능을 잃어버린 KBS 전파에 실어 타전한 그 단어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음습한 공기와 접속하며 만든 촉촉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013년 연말은 그 노동자들이 정권과 언론의 쇠망치에 사정없이 내려찍히는 살 에이는 겨울이었으므로. 그의 수상 소감을 들은 시인 서효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연기자 한주완. 예전 와우북페스티벌에 문지(문학과지성사) 부스에 와서 책을 여러 권 사갔다. (구입한 책 중엔) 좀처럼 읽기 힘든 인문서도 있었다. 오늘 그의 신인상 수상 소감을 듣자니 어쩐지 책의 힘을 더욱 믿게 된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