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도중 어디선가 곡소리가…제1246호 지난해 12월 서울의 ㄱ고등학교에선 ‘A형 독감’에 걸린 아이들이 별도의 격리된 교실에 모여 기말고사를 치렀다. 전국을 강타한 A형 독감이 ‘예비 고사미’라고 비껴갈 리는 없었다. 격리된 교실의 시험감독을 했던 ㄴ교사는 “구토를 하면서도 답안을 채워가는 아이가 있더라”며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들려준다. …
이번에도 ‘캐슬’의 떡밥에 낚이고 말았다제1246호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만나면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얘기뿐이다. 현실 풍자인 줄 알았는데 출생의 비밀까지 나오면서 막장이다, 심심풀이로 시작했는데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드라마에 숨겨...
귀환용사들은 지옥섬에 갇혔다제1246호 남해 한산도 바다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섬 용초도가 있다. 용머리 바위가 있고 풀이 많다고 해서 ‘용초’라고 한다. 배를 두 번 타고 이 섬에 처음 들어간 건 2015년 가을이었다. 섬 가운데 나지막이 솟아 있는 수동산에는 무성한 풀이 사람 키보다 높이 자라 도로를 벗어나면, 마치 영화 ...
<작전명 서치라이트>외 신간 안내제1245호작전명 서치라이트 샤힌 아크타르 지음, 유숙열 옮김, 이프북스 펴냄, 1만3천원 병자호란 이후 조선반도에 ‘환향녀’가 생겼다면, 방글라데시엔 ‘비랑가나’가 있다. 1971년 파키스탄군에게 성폭행당한 여성들을 가리키는 ‘비랑가나’들의 사연을 소설로 재구성했다. 파시즘의 ...
당신은 어떻게 늙어가고 싶나요?제1245호죽지 않는 한, 현재 주류 집단에 속한 이들은 언젠가 반드시 ‘비주류’로 이동해야 한다. 왜? 늙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굴의 주름살을 보면서 그 주름이 잡히기까지 과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잘 잡힌 주름살은 유머와 사교성의 생생한 증거인데도 말이다.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이나 모두 실수할 수 있지만, 노인...
프랑스 부모들을 부러워할 수밖에 제1245호 왁자지껄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을 차례로 헤치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따라가보니 유치원이 나타났다. 유치원은 파리의 3구와 4구에 걸쳐 있는 마레 지구 한복판에 있었다. 아이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목적인지 담벼락을 꽤 높이 세워, 아이들이...
범고래는 왜 에덴을 떠났나 제1245호 “고래다!” 19세기 오스트레일리아 동부의 작은 마을 에덴 앞바다. 소리를 친 건 인간이 아니었다. 꼬리를 들어 수면을 ‘찰싹’ 내리치는 범고래. 카이아만의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던 선장은 범고래가 보낸 신호에 따라 포경보트의 출항을 지시한다. 그사이 7~8마리의 범고래 본대는 혹등고래를 쫓고 ...
누군가에게 탈것이 되는 삶제1245호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았어요.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프랑스행이었지요. 대학 시절에는 외국행을 꿈도 꿔보지 않았던 내가 고작 두 달간의 어학 학교 등록과 100만원 정도의 돈만을 수중에 넣고 비행기에 올랐어요. 1996년의 여름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외국 생활...
독보적 리듬감의 드러머, 도전을 거듭했던 드리머제1245호 온통 노란색뿐이었다. 노랗다 못해 샛노란 바탕에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글자만이 사면 각 귀퉁이에 쓰여 있었다. 별다른 정보도 없이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신인’ 밴드의 앨범을 왜 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단순한 디자인에 끌려서일 수도 있고, 음악잡지에서 기사를 보고 호기심을 가졌을 수도 있다…
룰루랄라, 난 너를 좋아했어제1245호 “오 룰루랄라 펀 에브리바디 오 룰루랄라 록 에브리 나이트 이제 우리 서로 힘껏 안아봐요 촉촉해진 눈망울로 함께 웃어봐요 자 그대와 나에겐 사랑만 남아요.” -‘.59’의 <오 룰루 오 랄라> 너무 오래 걸려 있어 파는 줄도 모르는 티셔츠, 헌책과 새 책이 뒤섞여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