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많이 드시죠?제1247호 “안녕하세요. 오늘 먹을 음식은 불닭볶음면 10개입니다. 타이머 재면서 먹겠습니다. 바로 먹겠습니다.” 타이머가 재깍재깍 돌아간다. 유튜브 영상 속 주인공은 불닭볶음면 컵라면을 조조가 너른 중국 땅을 하나둘 점령하듯 한 개씩 해치우기 시작한다. 그가 컵라면 한 개를 다 먹는 데 걸린 시간은 ...
“빌런은 요정이에요” ‘뒷목식당’의 비밀제1247호 그 골목에는 ‘빌런’(악당)이 있다. 대책 없이 요식업에 뛰어들어 노력 없이 잘되기만 바라면서 자신의 문제는 깨닫지 못하고 괜한 고집까지 부리는 모습에 혈압 오른 시청자를 뒷목 잡게 만드는 바람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뒷...
유튜브 제친 틱톡 ‘아싸’가 ‘인싸’ 되는 15초 제1247호 “오 나나나, 오 나나나, 오나나 오나나 오오오오∼.” 15초 동안 음악에 맞춰 발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한다. 이 영상 뭐지? 광고인가? 뮤직비디오인가? 초등학생 딸아이가 알려준다. “요즘 틱톡 모르면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란다. “아, 이게 틱톡이구나!” 그래서 알았다. 요즘 ‘인싸’...
“까막눈의 말에 매료됐다”제1247호 *영화 <말모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엉덩이와 궁둥이의 차이를 아는가. 사투리와 표준말? 국어사전에는 엄연히 다른 부위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궁둥이는 앉았을 때 의자에 닿는 부분을, 엉덩이는 그 윗부분을 뜻한다고 한다. 이 섬세한 한국어의 세계는 최초...
<야바위 게임> 외 신간 안내제1246호 야바위 게임 마이클 슈월비 지음, 노정태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1만8800원 저자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야바위 게임’이라고 단정한다. 지배계층이 ‘게임의 규칙’을 조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평등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사회학적 분석 사이 세 편의 소설을 삽입해 추상적인 설명...
웃자, 함께 웃자^^제1246호16세기 문인 임형수는 조정을 비난하는 벽서를 썼다는 죄목으로 사약을 받았다. 사약을 마시기 전 그는 옆에 있던 의금부 서리에게 한마디 던진다. “자네도 한잔할 텐가?” 죽음의 순간에 나온 해탈한 유머는 <실록>에 적혀 전해지는 이야기다. 사약을 받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임형...
냉장고가 된 내 방제1246호 2018년 1월28일 일요일 <보일러>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에서 뽀얗게 입김이 나왔다. 보일러가 얼어 고장이 났다. 지난여름에는 미친 듯 퍼붓는 폭우에 물이 새 물난리를 겪었는데, 이번엔 방이 냉장고가 됐다. ‘왜 내 작은 방은 이렇게 모든 계절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풍각쟁이 은진’ 묘하게 끌리네제1246호 1. 이난영 <고향>(1941) “흘러간 고향길에서 둘이서 놀던 그 옛날이여/ 고요한 달빛에 젖어 정답게 속삭이던 밤/ 그대는 그 어데로 갔는가 다시 못 올 내 꿈이었던가/ 흘러간 고향길에는 잔디만 푸르렀고나/ 랄랄라랄라 랄랄라라~” 이난영은 1916년 전남 목포 유달...
‘토이푸딩’처럼… ‘누나’ 연습제1246호 “아이고, 아기 달래주는 거예요? 아기 잘 자라고 토닥거려주는 거예요? 최고!” 아빠와 엄마는 박수. 첫째님이 둘째님에게 이유식도 떠먹이고 잘 자라고 토닥거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 이제 둘을 같이 재워도 되겠구나. 둘째님은 여름에 태어났다. 지금이 여섯 달째. 큰아이는 그때...
어릴 적 ‘지랄’이 남아서 제1246호 아이가 자랄 때 적용된다는 ‘지랄 총량의 법칙’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당장 크는 아이들을 보면 실감이 안 나지만(대체로 늘 지랄하니까) 부모 품 벗어나 제힘으로 삶을 꾸린 시간이 쌓이면 ‘견적’이 나온다. 어린 시절 한동네 살던 딸, 아들들의 소식을 세월 지나 바람결에 들으면 특히 실감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