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한 줄만 더’를 외치다제1252호 “도대체 ‘고스펙’의 기준이 뭡니까?” 얼마 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강당. 2019학년도 진학 실적(?)을 설명하는 교사에게, 학부모 ㄱ이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교사가 학종(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사례를 설명하며 추임새처럼 계속 집어넣는 ‘고스펙’이란 말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아… 그게 ...
첫째님이 “콰드 시티치”를 명령했다제1252호“아빠가 된다니 축하는 하는데, 너 어떡하냐.” “아니, 왜?” “체력이 달릴 텐데.” 아이를 낳기 전에 이런 말을 들으며 ‘나는 아이를 좋아하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아이가 아무리 좋아도 체력은 체력. 몇 년간 뽑아 쓰다보니 잔고가 간당간당. 다른 집 아빠와 엄마는 육아하며 어떻게 운동을 ...
<녹색상담소> 외 신간안내제1251호녹색상담소 작은 것이 아름답다 엮음·펴냄, 1만6500원 정말 종이컵보다 머그잔을 쓰는 게 좋을지,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가 왜 어려운지, 전자레인지나 쓰레기 분쇄기는 환경에 좋은지 환경 전문가가 답한다.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있는 코너의 ...
‘대추리’ 이름은 갖게 해준다더니…제1251호시간이 지나도 눈앞에 선명한 것들이 있다. 2006년 5월4일 새벽,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공사를 위한 대추리 행정대집행이 진행됐다. 군인들은 헬리콥터로 철조망을 가져와 공사 예정 구간에 설치하고 경찰은 무장한 채 이들을 호위했다. 군경이 아이들 등교 버스까지 막아서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공권...
“돼지 십순이에게서 나를 보는 듯”제1251호 “햇빛도 바람도 들지 않는 무창돈사에서 돼지들이 유전자조작(GMO) 사료를 먹고 약물을 투여받으며 밀집 사육돼요. 특히 어미 돼지는 자신의 몸과 거의 같은 크기의 스툴(우리)에 갇혀 살아요. 그곳에서 정액주사를 맞고 임신을 하고, 분만유도제를 맞으면서 새끼를 낳아요.” 돈가스를 사랑할까...
도담이는 담대했다제1251호 의사는 초음파 영상을 말없이 보았다. 어른 주먹보다 작은 심장이 팔딱팔딱 뛰는 소리가 진료실 안을 가득 울렸다. 도담이는 아내 품에 안긴 채 의사 책상 위에 놓인 청진기를 달라고 손짓했다. 그걸 본 의사는 “가지고 놀아봐”라고 자신의 청진기를 도담이 손에 꼭 쥐여주며 말했다. “수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진정한 동물의 대변자였을까 제1251호 크라운힐 농장은 계곡 깊숙이 자리잡아 눈에 띄지 않았다. 1998년 8월 영국 남서부 뉴포레스트. 어둠이 깔리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경비견을 잡아 가두고 철조망을 끊고 농장에 침입했다. 밍크를 꾀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불과 2시간 만에 밍크는 밖에서 대기하던 수송...
고립감, 내 숨에 내가 갇힌제1251호 퇴사 1년째, 괴로운 건 고립감이다. 어디 가도 내 자리가 없는 듯한 느낌이 덮치면, 컴퓨터를 켠다. 드라마는 항상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조선시대 좀비물 <킹덤> 6부작을 내리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좀비들은 낮에 자잖아. 근데 왜 해 질 녘에 나대냐고! 낮에 공격하라...
오지게 재미나게 나이 든 가시나들 제1251호 2월18일 오후 전남 곡성군 탑동마을에 있는 ‘길 작은 도서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진 담벼락에 시와 꽃, 나무 등 그림이 있다. 도서관에는 김선자(49) 관장과 김점순(80) 할머니, 윤금순(82) 할머니, 안기임(85) 할머니가 있었다. 이들은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게 된 ...
다나카 저격수의 탈옥제1251호 1922년 3월28일 다나카 일본군대장 저격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황포탄 의거’라고 한다. 사건 직후 이 의거의 주역 가운데 두 사람이 체포됐다. 김익상(28)과 오성륜(23)이었다. 이들을 체포한 사람들은 일본군이나 경찰이 아니었다. 권총을 소지한 ‘괴한’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