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차 회식비보다 적은 월급제1253호 2019년 최저시급은 8350원. 스타벅스에서 가장 비싼 커피 메뉴 하나를 시키고도 1천원 이상은 남길 수 있다. 시급이 커피 한 잔 값보다 못한 시절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1시간을 서서 꼬박 일해도 커피 한 잔 못 사 먹는 노동의 자괴감 앞에서 “노동은 생명이며 사상이며 광명”(프랑...
너와 나, 우리의 ‘손바닥’제1253호 “올해 손바닥문학상 공모 언제 하나요?”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손바닥’ 문의 전화를 받았다. 매년 늦가을에 열리는 <한겨레21>의 손바닥문학상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의 전화였다. 공모 알림이 나가자마자 작품 두세 편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손바닥문학상에 출품하려고 써놓은 원고다. 그들...
‘을지 오비 베어’가 사라진다고?제1252호 한 달 전이다. 서울 을지로에 있는 ‘을지 오비(OB) 베어’에 갔다가 주인 강호신(59)씨의 하소연을 들었다. 쫓겨나게 생겼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동안 이 가게를 꼭 지키고 싶어요. 아버지가 청춘을 바친 곳”이라며 강씨는 펑펑 울었다. 그는 이 가게의 창업주 강효근(92)씨의 ...
<선생님, 3·1 운동이 뭐예요?> 외 신간안내제1252호선생님, 3·1 운동이 뭐예요? 배성호·최인담 지음,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펴냄, 1만2천원 ‘3·1 운동이 일어나기 전에도 독립운동을 했나요?’ ‘3·1 독립 선언서는 누가 쓰고, 어떻게 배포되었나요?’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3·1 운동의 배경과 의미, 전개 과정에 대해...
무지하면서 드높은 이들은 누구인가제1252호문학평론가인 권보드래가 역사가의 몫이랄 수 있는 3·1운동 연구에 꽂힌 것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3·1운동 신문 조서를 보곤 ‘당시 시위에 나섰던 사람들이 과연 누군가’라는 물음표가 커다랗게 찍혔다. “조야하면서 장엄하고, 난폭하면서 고귀하고, 무지하면서 드높은, 이들은 ...
어이쿠 열심히 살고 말았다제1252호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책을 기계적으로 읽어주는 엄마를 보았다. 목이 쉬어라 읽어주는데 아이는 지겨운지 몸을 배배 꼬고 있었다. 기이한 풍경이었다. 옆에는 책이 가득 쌓여 있었고 엄마의 음성에는 고저장단이 없었다. 무슨 동화책 읽기를 엑셀파일 만들 듯 하시나. 딱하고 안쓰러웠다.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
토마스, 나는 토마스야제1252호 매년 미국의 추수감사절 방학마다 혼자 여행을 간다. 이혼과 함께 시작한 정기적인 의식이다. 아이들은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2년 전 가을에도 추수감사절 방학 일정을 짜고 있었다. 유럽 도시 몇 개를 행선지로 염두에 두고 있던 중 프랑스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20대 시절...
BTS “이 상의 의미 잘 알고, 영광스럽다”제1252호 2004년 3월, 나는 정치부 기자였다. 국회 기자실에서 석간신문인 <문화일보>를 훑어보다 정치면이 아닌 문화면에 눈길이 꽂혔다.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기사였다. 문화 관련 시민단체인 문화연대와 <문화일보>가 공동주최하는 대안적 의미의 음악상이라 했다. ...
글로벌한 로컬, 세이수미의 대장정제1252호 “(노래 <올드 타운>은) ‘서울의 달’류의 이야기가 무수히 변주되고 반복되어온 것에 반해 그동안 드물게 말해져온, ‘남은 자’ 혹은 ‘보낸 자’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세이수미)을 가장 부산 밴드답게 하는 것은 합주실이 광안리에 있다는 것도, 바다가 있는 도시...
‘미성숙한 국가’의 즐거운 ‘저항자 제1252호 쉬즈위안을 처음 만난 곳은 독일 베를린 테겔 공항이다. 2017년 10월 중순 무렵이었다. 베이징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약 열 시간 후 베를린 테겔 공항에 내렸을 때, 바로 정면에 그가 서 있었다. 아무렇게나 기른 장발 파마머리에 술담배에 찌든 듯한 푸석푸석한 피부, 못생긴 것 같은데 자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