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박남준제484호 오랫동안 너무 떠돌다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살펴본 것이 텃밭이었다. 마당 앞 무가 팔뚝만큼 굵어졌다. 돌보아주지도 않았는데 너무 고마워서 그 깜깜한 밤중에 흠뻑 물을 뿌려주며 생각했다. 햇볕과 바람이 돌봐주었구나. 홀로 이른 새벽과 저녁을 맞이했을 빈집이 돌봐주었을 게야. 달빛이 별빛...
[안건마] 거친 포크에 향기 입혔다제484호 감성적 사운드에 바탕한 실험적 음악 선보여… 김정호의 후견인 구실하며 영화음악도 남겨 가을이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은 가수들에게 ‘잔인한 계절’이다. 차중락, 김현식, 유재하, 김성재에 이르는 신·구 가수들이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시절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빠졌다고? 맞다. ...
“‘얼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원고모집(∼11/20)제484호 [글 주제] : ‘얼짱’을 어떻게 볼 것인가 빼어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얼짱’이 최근 우리 사회의 문화현상을 읽는 열쇠말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이 낳은 또 다른 문화현상인 ‘얼짱’ 신드롬은 이들이 기성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대중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살을 주고 뼈를 얻어야 한다/ 유성민제484호 [홍세화와 함께하는 예컨대 | 문화는 자유무역 대상인가] 유성민/ 대전 보문고 2학년 국산 RPG(롤플레잉 게임)인 <창세기전> 시리즈를 즐겼던 난, 얼마 전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g...
[논술길라잡이] 의식에 주어진 것들제484호 [논술길라잡이 | 사람이란 무엇인가3] 맛도 주입된다? 장면 1 : 어떤 심리학자가 각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똥처럼 생긴 초콜릿을 줘봤더래. 그랬더니 말을 배우기 이전의 아이들은 맛있게 잘 먹는데, 말을 배운 애들은 아예 코를 싸쥐고 입도 대지 않더래. ...
[사이언스크로키] 가없는 황금비제483호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인간이 영위하는 여러 학문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분야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미학은 누구나 몇 손가락 안에 꼽으리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미학의 대전제인 ‘미’, 곧 ‘아름다움’이란 개념부터 신비롭다. 우리 모두 경험하는 일이지만 ...
[책갈피] 마르코스를 제대로 아는 걸까제483호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바로읽기] 1994년 1월1일 북-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던 날 멕시코의 가장 가난한 지역인 치아파스에서 “500년 넘게 억압받아온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봉기한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의 부사령관 마르코스는 오늘날 전 ...
어린왕자를 떠올리며/ 박남준제483호 동화책 한권이 집에 없던 시절이었다. 학교에 가도 도서관이 있었을 리야.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에는 금세 눈에 띄는 세련된 옷차림에, 도시락 반찬이라고는 냄새나는 김치와 고리고리한 젓갈, 짜디짠 장아찌류가 전부이던 무렵 먹음직스러운 계란말이에 쇠고기자장 같은 군침이 도는 도시락 반찬을 싸오는 ...
너희가 차별을 아느냐제483호 극장에서 상영하는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 일상에 숨겨진 반인권에 대한 참신한 발언 국가기관이 제작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극장 개봉하는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 일상에 숨어 있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여섯명의 감독이 때로는 낯설게, ...
문/화/게/시/판제483호 전시 | 넌, 어디서, 사니? 11월16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문화방송 터(호수공원 건너편·031-902-7377) 주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면 ‘신도시’도 ‘고향’이 된다. 지난 6월 2만명의 지역 주민이 참여한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