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려나간 희망제788호 잃어버린 게 어디 팔, 다리뿐일까. 폭약이 훑어내린 몸뚱이, 꿈도 희망도 한꺼번에 사라졌으리라. 치명적인 그날, 곁에 있던 가족마저 떠나갔다면…. 살아남은 게 더 이상 축복은 아닐 터다. 전쟁이 만들어낸 무간지옥, 그 땅에 갇혀 사람이 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 ...
12시간 일하고 1달러 버는 10살 소년제787호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자라고 학교에서 미래를 꿈꾸며 친구들과 즐겁게 놀아야 할 10살 소년 루스탐은 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한다. 희미한 전등 밑에서 고막이 찢길 듯한 금속 소리에 휩싸인 채 위험한 기계들을 다루며 하루 12시간 일하고 받는 일당은 고작 1.7달러에 불과하다....
개펄의 공평한 선물제787호 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 자연산 굴로 유명한 이곳 갯가에선 김장철을 맞아 굴 캐기가 한창이다. 수요가 많아도 한정된 양만 생산해 인터넷으로만 판매한다. 전날 캔 굴을 오전에 까서 바로 포장해 택배로 부친다. 남해 갯마을에선 굶는 사람이 없겠지 싶다. 연장 하나 챙겨들고 나가면 발에 차이는 ...
손바닥 모여 벽화로제786호 2007년 기름 유출 사고의 아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되살린다는 뜻으로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방조제에 8개월의 작업 끝에 벽화가 완성됐다. 태안군과 한국미술협회 등 민간단체가 기름 유출 사고의 절망을 이겨내게 한 130만 자원봉사자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
시골의 희망 지휘하는 ‘강마에’제785호 전남 화순초등학교 관악반은 올해로 13년째다. 전국대회에서 3차례나 최우수상을 받았고 150차례가 넘는 큰 공연을 한 경력이 시골 학교라고 얕보기엔 만만치 않은 내공이 있음을 말해준다. 1997년 시골 아이들에게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당시 윤병주 교장의 의지로 교육청에서 예산도 받고...
전태일의 기억제785호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1970년 11월13일 한 청년노동자가 스스로 몸을 불태웠다. 고 전태일 열사다. 고귀한 죽음이 39주기를 맞았다. 11월6일 오후 서울 청계천 버들다리에서 그의 넋을 기리는 문화제가 열렸다. 전태...
농염한 가을제784호 가을은 색으로 드러납니다. 푸른 옷을 벗어던지고 노랗게, 붉게 타들어가듯 번지는 단풍. 가을은 향기로 기억됩니다. 숲 속 낙엽이 발에 밟혀 부스러지며 축축한 공기와 함께 전해오는 알싸한 냄새. 가을은 소리로 느껴집니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서로 부대끼며 만들어내는 ‘물결 소리...
열 달째 진행 중인 ‘용산 참사’제783호 지난 10월21일 오후 ‘용산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 앞. 용산철거민참사범국민대책위 소속의 한 아주머니가 인도에 쭈그리고 앉아 소금에 절인 배추를 찬물에 씻고 있었다. 매일 김치를 담근다고 했다. 족히 20포기는 돼 보였다. 비닐 천막 안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신부들이...
‘상식을 위하여’ 1만배제783호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10월2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재의 바른 결정과 언론악법 폐기를 위한 1만 배’를 하고 있다. 때마침 송두환 헌법재판관(오른쪽)이 점심 식사를 하러 재판소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송 재판관은 지난 7월22일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언론 관련법에 ...
바다로 나온 춘향제782호 1981년 경남 통영시 일대에서 연극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로 창단된 극단 ‘벅수골’은 그야말로 통영 예술의 자존심이자 문화의 산증인이다. 통영의 유일한 극단인 벅수골이 4년 전부터 매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아름다운 통영의 앞바다를 수놓은 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연극 보따리를 풀어놓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