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시려워, 꽁꽁제793호 강추위가 매섭다. 2009년 마지막날인 12월31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2.9도를 기록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연일 계속되는 추위는 좀처럼 얼지 않던 한강물도 얼려버렸다. 서울 암사동 한강둔치 앞에서 인근 공사장을 오가는 작은 배 한 척이 강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새해 소망, 금메달!제792호 ‘스피드’란 단어는 그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격렬하게 몸싸움하다’ 역시 그들에겐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문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편견이란 참 많은 것들을 그들과 거리 두게 놓았나 보다. ‘아이스슬레지하키’(Ice Sledge Hockey)는 장애인을 위한 아이스하키로...
빼앗긴 아침제792호두물머리(兩水里)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난다. 아침에 물안개가 피고 저녁이면 노을로 물든다. 수양버들이 강물에 머리를 감으면, 400년 묵은 느티나무가 곁을 지킨다. 여름이면 연꽃이 흐드러지고 겨울이면 눈꽃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 강물을 따라 유기농을 일군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1975...
너는 웃어라제791호 지난 1년 동안 여러 현장에서 <한겨레21> 사진팀 카메라에 담긴 아이들의 사진을 모았다. 사진기자를 하다 보면 어른들의 삶 속에 서 있는 어린이들을 맞닥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절로 미소가 나오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의 모습에선 동시대를 사는 부모로서...
세 정거장제791호‘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 참사역입니다.’ 최근 글과 그림으로 무장한 작가들이 펴낸 책의 제목이다. ‘용산 참사역’이라는 표현은 그토록 끔찍한 사건이 어느덧 지하철 역이름처럼 일상으로 자리잡은 무심한 현실에 대한 은유이다. 또한 이곳 용산을 지날 때 참사의 현장임을 한 번쯤 되새겨보자는 반성의 구호다. ...
돌처럼 깨지지 않는 가난제790호 “뚝딱뚝딱” 돌 깨는 소리가 계곡을 휘감아 들려온다. 강가 주변 움막집의 굴뚝에서 힘겹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저녁밥을 짓는 모양이다. 이곳은 눈의 신이 살고 있다는 히말라야 계곡 마하데브강 둔치의 바그마띠존다딩질라 마을이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빈민촌이…
눈부시다, 눈부시기만 하다제790호 12월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밤 풍경이 눈부시다. 스노보드 점프 국제경기인 ‘2009 서울 스노우잼’ 개막식이 열렸다. 세밑을 향하는 서울의 겨울밤이 쓸쓸하지만은 않다. 광장의 스펙터클은 평등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지친 다리를 이끌고 퇴근길을 서두르는 노동자에게도, 두바이와 유럽발 위기 소식...
영원히 못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제789호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전북 군산의 금강호에 밀렵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철새까지 희생되고 있다. 지난 11월13일 금강호에 날아든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날개가 꺾인 채 구조됐다. 총탄을 맞은 듯 날개뼈까지 드러난 저어새는 더 이상 날 수 없을 만큼 상처가 깊다. 이렇게 구조된 새들...
마음이 찍혔다제789호 시각장애인들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집도 냈다. 상명대 영상미디어 연구소(소장 양종훈)가 출간한 사진집 에는 시각장애인 10명이 총 10개월에 걸쳐 자원봉사자와 주위 사람들의 설명을 들으며 손으로 만져보고, 소리로 듣고, 향기를 맡으며 찍은 사진 70여 점이 담겨 있다. 사진예술...
동시다발적 말썽제788호 물불 가리지 않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국민도 더 이상 물불 가리지 않게 됐다. 먼저 4대강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4대강의 수질 문제를 개선하려면 정작 오염의 근원인 지천 정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정부는 강바닥에 쌓인 모래와 각종 퇴적물을 파내 4m 이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