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못하는 영혼제765호 6·10 항쟁 22주년인 6월10일 용산 참사가 일어난 용산 제4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열린 ‘문화예술 140인 예술행동’ 행사의 하나로 미술작가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건물 철거 공사 가림막에 새기고 있다. 사고 발생 140일째인 이날까지도 정부는 참사와 관련해 어떠한 사과나 사후 조처도 ...
“살기 위해 올라갔다”제764호 6월4일 낮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올려다본 70m 굴뚝은 아찔했다. 가족들이 마련한 밥이 로프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굴뚝 위에서 23일째 머물고 있는 세 사람을 위한 한 끼니다. 굴뚝에 사는 노동자들과 인터뷰할 수 있을까. “출입구를 용접한 상태라 전화 통화만 가능하다...
겁먹은 광장제764호 광장은 자유와 소통을 상징한다. 그 주변을 경찰이 배회한다. 어울리지 않는 풍경, 그 메시지는 간결하게 요약된다. 그 땅을 살아가는 민중의 가슴속에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갈망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는 경찰력을 통해 갈망의 분출을 막으려 하지만, 현명한 민중은 되레 그 모습에서 겁먹은 국가의 ...
평화의 깃발 든 바람 타는 섬제762호 제주도 남쪽, 우뚝 솟은 범섬을 마주 보는 해변에 해군기지 설립 반대를 외치는 노란 깃발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함성을 지른다. 집집마다, 화훼 하우스마다 노란 깃발은 어김없이 펄럭인다. 정부가 제주에 해군기지를 짓겠다고 처음 나선 건 1993년 12월이다. 서귀포시 화순항에서 시작한 ...
빈 침대제762호 5월2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09’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2007년 통계를 기준으로 할 때 1.2명으로, 조사 대상 193개국 중 최하위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이 1.2명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체코, ...
희망 바퀴를 돌려요제761호 요즘 대구에 사는 김성국(64)씨는 삶이 즐겁다. 아침마다 출근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60을 넘은 나이 탓에 불러주는 곳이 어디 하나 없었는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생겼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게다가 20여 년 전 손을 놓았던 자전거 수리 기술을 다시 써먹을 수 있다니 예전 좋았던 ...
묘향산까지제761호 몸을 낮춰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리자 매캐한 먼지 냄새가 ‘훅~’ 코를 찔렀다.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한낮의 따가운 햇살을 가려줘 오히려 고맙기만 했다.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 3월28일 충남 계룡산을 떠난 지 48일째인 5월15일, 문규현 신부와 수경 ...
민주주의와 몽둥이제760호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선 그 축제가 오래 지속된다. 그럴 만도 하다. 인도는 남한 면적의 약 33배에 이르는 328만7240㎢(세계 7위)의 국토에, 중국 다음으로 많은 11억5천만 명의 인구를 자랑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이 주어...
언제나 울리나제760호 5월8일 새벽 2시 경기 고양시 일산의 번화가 한켠. 대리운전 기사들이 모여 ‘콜’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상대로 야참을 파는 포장마차도 밤늦게 도착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먹고사는 게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지금은 기를 쓰고 밤에 나와야만 그나마 밥이라도 먹을 수 있다.” 말을 하면서도 손에 ...
용산을 이대로 묻을 수 없다제759호 지난 4월29일. 서울 용산 남일당 빌딩에서 참혹한 불길이 타오른 지 100일째가 됐다. 재개발 속도전을 도화선 삼은 사나운 불꽃은 세입자 5명과 경찰관 1명의 목숨을 빼앗아갔건만, 삶터를 빼앗기고 쫓겨난 사람들의 눈물 자국은 지워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고, 자본과 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