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앞에서는 ‘절친’도 앙숙으로제756호 허재 KCC 감독이 작심한 듯 먼저 포문을 열었다. 경기 전 라커룸에 찾아온 기자들 앞에서다. 허 감독의 KCC는 전자랜드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뒤 2·3차전에서 내리 역전패해 열이 오를 대로 올랐다. 남은 두 경기 중 한 번만 더 지면 이번 시즌이 끝난다. 벼랑 끝에...
담배 간판에 헤딩∼제756호 최근 <한겨레21>에서 유난히 서울 용산 지역과 관련한 기사를 많이 다뤘다. 용산 참사를 계기로 도심 재개발과 관련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그런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곤 한다. 용산 하면 떠오르는 가슴 아프고 황당했던 추억 때문이다. ...
레고제756호 레고의 ‘비결정적’ 원자론 만드는 사람앞엔 무한한 잠재성의 세계가, 그리고 결국은 사라질 운명의 사바세계가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독어독문과 아비로서 내가 아들에게 제공하는 유일한 교육은 플라스틱 모델을 조립하는 일. 엄마와 독일에 머물고 있는 아이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오면, ...
다시 자유, 새로운 유토피아를 찾는 여정제756호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그러니까 로베스피에르와 에드먼드 버크의 ‘좌우 정립’ 이후, 이념 투쟁의 전장을 날아다니는 포탄은 항상 ‘자유’였다. 저마다 자유를 쏘아올리며 좌파와 우파는 각자의 경계를 넓혔다. 혁명을 추동하는 힘은 억압에 맞서는 자유의 갈망이었다. 혁명을 반대하는 힘도 자유의 파탄에 대한 우려…
행복하세요, 영애씨제756호 어릴 적부터 드라마를 볼 때마다 지겹게 들은 대사가 있다. 바로 “그깟 사랑이 밥 먹여주냐?” 사랑에 목숨 건 주인공들이 울고불고 하는 드라마일수록 그들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나이가 들어보니 그 말은 정답이었다. 서른까지 연애를 못해본 건 제 입으로 떠벌리고 다니지만 않으면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지만…
역사학계 한-일전 ‘임나일본부설’제755호 역사의 복수라고나 할까? 통일신라 이후의 사서에서 가야 지역은 이렇다 할 독립적 위치를 점하지 못했다. 가락국(남가야·김해) 왕실의 후예인 김유신(595~673)은 신라 통일의 한 주인공으로 부상해 그 가문이 진골귀족 수준의 위치를 얻고, 대가야(고령) 계통의 강수 등은 통일전쟁 시기에 외교관 등 전문직으로 ...
문신을 내 몸에 허하라제755호 배우 류승범은 문신(타투)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허리에 예수님 얼굴을, 팔에는 별 모양 문신을 그렸다. 빅뱅의 리더 권지용은 등과 양팔에 문신이 있다. 등에는 ‘살기엔 너무 빠르고 죽기엔 너무 젊다’는 뜻의 영문 ‘too fast to live too...
왜 500원입니까제755호 내가 아는 50대 강아무개 여사는 요즘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거의 모든 드라마를 섭렵한다. 방송 다음날 바로 업데이트되는 인터넷TV(IPTV)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덕분이다. 예전에는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드라마 중 입맛에 맞는 하나를 골라 봐야 했지만, IPTV를 설치한 ...
천왕할매의 집에서 나의 울림과 마주하며제755호 찾아지지 않는다.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어서 새겼다는 천주(天柱)라는 글씨도, 선도성모(仙桃聖母)를 모시는 사당이었다는 성모사의 흔적도, 도쿄제국대학이 세웠다는 너와지붕 산장의 자리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더 오를 곳이 없어 하늘은 비로소 푸르고 발 아래 첩첩이 겹쳐 드는 계곡과 산자락에 기댄 세상은 ...
배부른 공연, 배고픈 예매제755호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런던은 꿈의 도시다. 영국 록 음악이 잘나가는 요즘엔 더욱이나 그렇다. 런던을 비롯해 맨체스터, 글래스고, 브리스틀, 브라이턴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는 영국 밴드뿐 아니라 ‘앨범 좀 팔린다’ 하는 세계 곳곳 밴드가 하루가 멀다 하고 공연을 연다. 런던을 찾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