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랄 때 한 대 더 갈긴다제756호 <똥파리>는 발길질도 주먹질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에 한 대 더 ‘갈긴다’. <똥파리>의 사내들은 육두문자가 아니면 말을 잇지 못하고, “퍽퍽”대는 주먹질 소리는 처음엔 끔찍하다 나중엔 익숙해진다. 정말로 ‘더럽게’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다. 하지만 똥파리 같은 사내의 ...
미워하는 마음 없이 1억 송이 꽃은 피고제756호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앞두고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은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4월24일 꽃지에는 네덜란드의 자랑인 튤립 15종 등 세계 21개 나라를 대표하는 꽃과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온 무궁화·코스모스·민들레 등 모두 1억 꽃송이가 활짝 피어난다. 1억 꽃송이는 5월2...
음악, 연애하는 데 꽤 도움 된다제756호 기타를 처음 산 건 1994년 봄,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록스타가 되겠다는 뜨거운 꿈을 안고 서울 종로 낙원상가에 기타를 사러간 그날, 머리가 반쯤 벗겨진 악기점 아저씨는 뭉툭한 손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 같은 트로트 몇 곡을 연주해 보였다. 그러면서 내게 “나도 옛날에 그랬는데...
외국인들 ‘~하며 떡실신’제756호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덕분에 로켓처럼 치솟은 한국인들의 자존심이 땅으로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대놓고 곳곳에서 외국인들을 실신시키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종격투기나 프로레슬링의 링에서 그렇다면 괜찮지만, 백주대낮에 길거리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곤란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무…
[KIN] <가난뱅이의 역습>외제756호 가난뱅이의 역습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이루 펴냄 어떻게 하면 한 번밖에 없는 이 인생, 공짜로 살 수 있을까? 어렵지만 노력하면 못할 것도 없다. 빈자리가 있는 차는 당당하게 얻어타고, 길거리는 나의 집이니 부끄러워 말고 노숙을 하자. 얹혀살거나 가끔 친구를 ...
벚꽃놀이제756호 지겨울 만큼 길었던 겨울의 꼬리가 잘리고, 갑자기 공기며 햇빛의 냄새가 달라졌다. 가슴이 두근두근, 분홍빛 가득한 도쿄의 봄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벚꽃놀이 가자”고 한다. 일본의 벚꽃놀이 문화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하나미’(花見)라 불리는 일본의 벚꽃놀이는 …
정치·경제, 두 겹의 싸움이 필요하다제756호 아스트라 테일러의 다큐멘터리 영화 <지젝!>(2005)에서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슬라보예 지젝은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정의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아주 겸손한 학문이에요. 철학은 단지 ‘네가 이것이 참이라고 할 때 의미하는 게 뭐냐?’라는 식으로 ...
[새책] <런던코뮌> 외제756호 <런던코뮌> 서영표 지음, 이매진(02-3141-1917) 펴냄, 1만8천원 1981년부터 86년까지 영국 런던시에는 ‘빨갱이 켄’으로 알려진 켄 리빙스턴이 시장 자리에 있었다. 켄은 마거릿 대처의 신자유주의에 강력하게 맞섰다. 풀뿌리 사회운동을 ...
[다시 읽기] 맛있는 문장들제756호 <맛있는 문장들> 성석제 엮음, 2009년 2월, 창비 펴냄, 1만원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한 권의 소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개인의 삶조차 바꿀 수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소설은 소설이다. 유쾌하게 즐기면 그만이다...
가정지상주의자는 읽지 마세요제756호 삶은 선정적이다. 이렇게 단정하면 지루한 일상을 견디느라 몸을 비비 꼬며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은 대뜸 반박하리라. 그러나 선정성의 근원이 바로 ‘욕망’이라고 한다면, 다들 입을 다물고 말리라. 그러면서 속으로는 투덜댈 것이다. 쳇, 다 아는 뻔한 얘기를 왜 또 꺼내는 거지?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