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의 중력과 차이의 디테일제759호 홍상수 감독의 아홉 번째 장편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홍상수 연속극’의 9회 같다. 예술가 주인공에 영화의 전·후반이 접히는 구조에 스멀스멀한 유머까지, 홍상수표 인장이 오롯하다. 영화의 줄거리도 남자가 어딘가 여행을 갔다가 뜻밖의 여성을 만나고 우연한 정사를 치르고 결국엔 도망치는 이야기다....
하이힐을 앗아간 ‘살인자’제759호 영국의 물가에 대해 보통 ‘살인적’이라고들 하지만 북유럽에 비하면 ‘살인미수’ 정도이고, 요즘은 파운드화가 떨어져 유로를 사용하는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비슷해지고 있다. 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체감 물가는 꽤나 높은 편이다. 특히 어쩔 수 없이 하루에 몇 번은 꼭 해야 하는 것들, 그러니까 밥 먹는 것과 ...
[KIN] <우리 아이가 책과 친해졌어요!>외제759호우리 아이가 책과 친해졌어요! 파주출판단지서 ‘어린이 책잔치·영화제’ 개최 아이들이 책·영화와 친해질 수 있는 봄나들이를 떠나볼까. 경기 파주에 위치한 파주출판단지에서는 5월 한 달간 ‘2009 파주출판도시 어린이 책잔치’를 연다. 어린이 책 표지전, 어린이 뮤지컬, 책 만드는 과정 견학, 어린...
귀는 눈보다 민주적이다제759호 우리는 주로 두 가지 감각으로 문화를 즐긴다. 시각과 청각이다. 이 두 감각으로 즐기는 문화 소비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자 기술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비디오와 오디오, 이 두 가지 기기는 현대인의 문화생활에서 절대적이다. 전자 강국 한국의 소비자들을 보라. 단칸방 신혼살림에도 40인치 액정표시장치(L...
잊혀진 가야의 흔적 위엔 이성계 승리의 역사만이제759호 백두대간의 미덕은 물길을 가르고 물길이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일러주는 일이다. 정령치를 내려온 백두대간길은 60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진한다. 어디가 높고 어디가 낮은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지인 고원에서도 대간은 미덕을 잃지 않는다. 올해의 수확을 위해 물을 댄 논들의 둑은 도로를 중심으…
텐텐주 파티가 끝난 뒤제759호 직업별 음주량을 체크해보면 어떤 직종이 최고의 주량을 자랑할까? 아무래도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의 주량이 제일 많을 듯하지만, 범위를 사무직 혹은 전문직으로 국한한다면 아마도 기자와 더불어 검사가 수위를 달리지 않을까. 그렇다. 내가 아는 검사들 상당수는 대단한 주량을 자랑한다. 예전 <한겨레&g...
바르샤와 맨유의 3등 없는 싸움제759호 역사는 우승팀만 기록한다. 그리고 기억한다. 그래서 기록한다. 만약에 올 시즌 FC바르셀로나(바르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2008~2009 시즌에 유럽을 통틀어 가장 멋진 축구를 한 팀은 바르샤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이하 기록은 5월1일 현재)...
인터넷 소설의 현재형은 소설의 미래형제759호 고우영 작가의 <일지매>에는 신기한 ‘구멍’이 있다. 매 페이지 왼쪽 아래칸에 필선이 조금 다른 그림이 들어가 있다. 그 네모칸 그림의 공통점은 서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30도 굽힌 다리를 60도 굽히거나, 앞칸 인물의 표정이 좀더 격해졌거나 하는 등이다. 그 비밀은 ...
우리는 얼마나 휘황한 언어에 중독되었나제759호 한밤중 도심의 상가. 손에 휴지통을 든 소녀가 서 있다. 나이에 맞는 인형이 아니라 휴지통을 들고 서 있는 소녀라니. 뜬금없고 기괴하다. 소녀는 부모가 누군지, 집이 어딘지, 자기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소녀는 직무상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찰에게 자기 나이가 열네 살이라고 답한다. 경찰은 소녀를 정신지체...
[새책] <차이나프리카>외제759호<차이나프리카> 세르주 미셸·미셸 뵈레 지음, 파올로 우즈 사진, 이희정 옮김, 에코리브로(02-702-2530) 펴냄, 1만6천원 “프랑스가 아니라 중국의 식민지였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사람들이 자주 이야기해요. 중국인들이 지배했다면 이 바닷가에도 고층 빌딩이 빽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