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되어 사라진 사람들제762호 간혹 신간 번역 소설들을 살펴보다가, 그 자리에서 놀라움과 감격으로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물론 흔하게 있는 일은 아니지만, 행복하게도 근래에 그런 경험을 두 번이나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지난해 베를린에서 한 평론가의 추천으로 빈프리트 게오르그 제발트(1944~2001)의 첫 ...
스포츠와 가족주의가 만나면제762호 얼마 전 2008~2009 시즌을 끝낸 프로농구에서는 사상 최초로 남매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자가 나올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누나인 하은주 선수가 소속팀 신한은행의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챔피언 결정전 MVP를 받았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동생이 챔프전에서 ‘하승진 시리즈’...
비 오는 날에는 ‘막소사주’제762호 요즘 술을 마실 때마다 새삼 내가 시골 출신임을 절감하곤 한다. 일단 시대적인 대세라는 와인은 별로다. 와인도 술인 만큼 주는 잔 사양하는 법은 없지만, 술 자체에 빠져본 적은 없다. 또 ‘작업’을 위해선 와인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에 동감하지만, 와인 좋아하는 ‘언니’에게 ‘필’이 꽂힌 적도...
“인기투표 1위? 이제는 좀 무안하죠”제761호 “농구선수 중엔 이상민이 여러 명인가봐?” 5월14일 저녁 스포츠뉴스를 보던 <한겨레21> 박승화 사진팀장의 부인이 이렇게 물었단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던 농구선수 이상민의 재계약 소식이 뉴스에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쟤가 걔야, 옛날 그 이상민!” 박 팀장의 답에 부인...
카페, 그 우아한 밥벌이의 꿈제761호 “나이 먹기 전에 저질러야 한다. 현실감 없이 나이 든 후에 한다면 로망은 변질되어 노망이 된다.”(<낭만적 밥벌이> 중에서) 문화적 냄새가 풍기는 카페는 ‘우아한 밥벌이’의 이상향처럼 보인다. 직장생활이 무르익다 못해 지긋지긋해진 30대 직장 여성들(또는 남성들도)이 떠올리는 ...
성공의 지름길은 발품과 공부제761호 카페에 대한 욕망을 거둘 수 없다면 한번 차려볼까? 카페 창업 시뮬레이션을 위해 창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으…려다 혼자서 해보기로 했다. 취재를 하며 알게 된 여러 카페 주인들은 창업 컨설턴트의 도움 없이 발품을 팔아 직접 카페를 차린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카페 창업자들의 경험을 정보 삼아 나만의 ...
‘철쭉의 향연’ 한켠 산 흐름 깎아낸 생채기들제761호 앞으로 신백두대간기행은 윤승일 기획위원과 여행가 육성철씨가 번갈아 집필합니다. 육성철씨는 2002년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뒤 기행문 <그곳에 인생이 있다>를 출간했습니다. 편집자 음력 4월 보름날 아침 흥부와 제비다리의 설화를 간직한 전북 남원시 성리마을에서 백두대간의 품에 안겼...
생존 위해 왜를 이용했던 가야 소국들제761호 5세기 후반∼6세기 초반 한반도의 세력 판도를 일언폐지하자면 ‘1강3약 구도’라고 할 만하다. 이미 ‘노(老)강대국’이 된 고구려는 한반도 남부의 신라, 백제, 대가야(고령) 등 상대적 약자들을 지속적으로 군사로 압박했는데, 481년 고구려의 신라 침입 때 백제와 대가야가 공동 구원했던 것처럼 약자들끼리 ...
스토리 기대 말고 화면이나 즐겨라?제761호 영화 <터미네이터>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였다. 인간과 기계의 전쟁에서 기계가 패배한 미래에서 온 킬러 로봇이 나중에 인류의 리더가 될 남자의 어머니를 암살하려 하고, 그 로봇을 따라 미래에서 온 전사가 그 어머니를 보호한다는 것. 나중에 그 전사는 어머니와 동침해 리더의 아버지가 되니 결국 ...
천하무적 B급 야구단제761호 나는 케이블TV 버라이어티쇼가 참 좋다. 개인 시청률 순위에서 <무한걸스>가 <무한도전>을 앞지른 지 오래고, <기막힌 외출>을 보기 위해 ‘1박2일’이 나오는 채널을 광속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리얼을 추구하는 버라이어티쇼는 파닥거리는 날웃음을 주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