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파티 같은 벼룩시장제820호 가만히 있어도 땀나는 어느 저녁. 연상의 친구 L양을 꼬드겼다. “언니, 재밌는 데 안 갈래요? 강남 쪽 클럽에서 밤에만 열리는 특이한 벼룩시장인데, 클럽문화 전문 잡지에서 주최하는 거야. 어때?” 그녀는 물었다. “너 가봤어?” “아아니. 사실 나도 케이블 방송 보고 알았는걸.” “정말 재미...
앓을 때마다 희망을 버려야 하는 땅제819호 영국 런던대학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실험실에서 기생충을 연구하던 정준호씨는 석사과정을 마친 뒤 좀더 넓고 큰 세상에서 의학을 배우고 싶었다. 풍족한 재정 지원을 받는 첨단 실험실은 연구를 위한 최상의 조건이었지만 그에게는 아카데미즘에 매몰된 공간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아프리카 스와질란드…
너와 놀기? 나와 놀기?! 혼자 놀기!제819호 “인터넷에서 <보기>를 접하고 댓글을 단다고 할 때, [A]와 유사한 태도가 드러나는 것은?” <보기> 그림에는 개가 혼자 노래를 부르며 기타를 치고 있다. “나는 원래 이래, 하지만 어쩌겠어, 원래가 이 모양인걸… 강요하지 마, 구속하지 마, 나는 그냥 ...
소년 태양의 좋은 출발제819호 올해 초 내가 속해 있는 웹진 <웨이브>(weiv)에서 지난 10년, 그러니까 2000년부터 2009년 사이에 발표된 국내외의 중요한 앨범을 뽑은 일이 있다. 그런데 재미 삼아 진행한(집계는 안 했다, 사실 아시아 변두리의 마이너 웹진 순위가 무슨 의미...
인문학 강호를 뒤흔든 비평의 강호제819호 시작은 미미했다. 2000년 봄, 지방대학의 국문학과를 졸업한 한 청년이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유학’왔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살이에 외로움을 느끼다 마침 등장한 인터넷 세계에 빠져들었고, 별다른 생각 없이 ‘쿤데라와 고진의 고원’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 전자우편이 상용화된 지 1년 남짓...
성난 눈으로 강남을 돌아보라제819호 문화방송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소녀시대의 서현은 자신의 가상 남편 정용화에게 책을 추천했다. <아무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자기개발서다. 서현은 패스트푸드도 먹지 않을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하다고 한다. 10~20대가 많이 가는 사이트에는 ...
저렴한 가격은 매혹인가 해악인가제819호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지 않는 이상 생을 지속하려면 무언가를 사야 한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로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산자이자 노동자이면서도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소비라면 어떤 방식으로 지갑을 열어야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걸까? 싼 물건을 산다? 싸고 ...
[새책] 〈문화자본의 시대〉외제819호〈문화자본의 시대〉〈대안문화의 형성〉이동연 지음, 문화과학사(02-335-0461) 펴냄, 2만원·1만8천원 “나는 이 책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문화현실에 즉각적으로 개입해왔던 글쓰기에서 빠져나와 좀더 근원적인 문화연구의 실천들을 상상할 생각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
B급 문화를 오싹하게 돌아보기제819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위기가 무색할 만큼, 독자의 확고한 지지에 힘입어 어느 매체보다 굳건한 재정 자립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9·11 이후, 국가를 믿지 않는 미국인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
[KIN] 〈떼쟁이에게 마법의 복수를〉외제819호 떼쟁이에게 마법의 복수를 발레와 연극 결합한 어린이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떼쟁이 아이는 이제 질렸어.” 숙제 하기 싫다며 툭하면 물건을 부수는 소년에게 방 안의 가구들이 복수를 시작한다. 안락의자는 소년이 앉으려 하면 피하고, 찻잔은 프랑스어와 영어가 섞인 노래를 하며 권투를 하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