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주로 간 오디세우스제1082호 과학은 신화를 뒤좇아간다. 인류의 우주탐사도 마찬가지다. 우주 공간에 생명체가 살 것이라는 신화와 상상력이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냈다. 소설 <마션>을 쓴 앤디 위어와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마션>은 과학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이 러브레터는 ...
사극, 전제정치의 공포를 비추다제1082호 최근 사극의 두드러지는 경향 하나는 세자 중심의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최초로 광해군의 청년 시절을 다룬 KBS <왕의 얼굴>이 등장하더니 얼마 전에는 역시 처음으로 청년 이방원을 메인 주인공으로 내세운 SBS <육룡이 나르샤>도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9...
아 가을인가, 털이 빠지니제1082호 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가을, 베란다 창에 걸린 하늘 색이 예사롭지 않다. 하늘은 높고 고양이는 살찌는 계절이다. 인간들은 아프며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서늘한 바람에 몸살을 앓거나 마음 깊이 넣어뒀던 옛 연인의 이름을 충동적으로 떠올리며 가슴앓이를 하거나. 그렇게 열꽃이 만개하고...
자식은 3년을 끼고 키워야 하나요?제1082호 올해 2월 딸을 낳고 육아휴직 중인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등만 보여도 우는 아이 때문에 힘들고, 요리에 서툴러 이유식 만드는 것도 힘듭니다. 그 와중에 카카오톡의 프로필에서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비슷한 연배의 남교사들이 문제집 집필위원이네,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위원이며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걸 보면 우…
‘외계어’ 쓰는 사전제1082호당신의 머리에 떠오른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인가. ‘킬러, 네거티브, 무스탕, 저질.’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킬러: 배구에서 공격을 주로 하는 세 사람.’ ‘네거티브: 사진의 원판.’ ‘무스탕: 미국의 대평원에 사는 야생의 작은 말. 기르던 말이 야생화된 것이다.’ ‘저질:...
키스를 갓 배운 여학생처럼제1082호사랑의 참고도서라는 글을 쓰면서 어떻게 이 소설을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어디선가 이 책이 밸런타인데이 추천도서라고 하던데, 이 책은 51년 동안 첫사랑을 기다린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 당연히 목록에 올라갈 만하다. 그러나 정작 &...
<한국 사회의 질> 외 신간 안내제1082호한국 사회의 질 이재열 외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3만6천원 2008년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사회의 질’이라는 연구를 시작했다. 9년간의 장기 프로젝트였다. 사회의 질이란 웰빙이나 행복과 연결된 사회제도의 역량, 시민의 참여가 보장된 사회의 품격이다. 중국·일본·대만 등의 지역 연구...
“내 정당한 밥그릇을 내놓으라는 요구다”제1082호 그가 ‘리얼리스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대철. 한국 록의 고유명사. 그리고 대체할 수 없는 당대의 기타리스트. 그가 음원 앞에 ‘바른’을 붙여 ‘협동조합’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그건 당최 성립되지 않을 ‘합주’처럼 들렸다. ...
에펠탑이 안 찍히는 사진기?제1082호 솔섬은 하나였지만, 찍은 이는 둘이었다. 그게 문제였다. 먼저 찍은 이는 그것이 자신의 자산이라 주장했고, 다른 이는 그것이 모두의 자산이라 반박했다. 법원은 뒷사람의 손을 들어줬지만, 찜찜함은 남는다. 비슷한 분쟁은 언제고 반복될 테니까. 오늘도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선 카메라를 멘 이들이 앞다퉈 ...
그 많던 개구리는 어디로 갔을까제1082호나이 마흔에 늦둥이 아들 본 전대창씨. 자전거 페달을 으이 밟아 전북 군산 옥구읍 선제리 옥일연쇄점으로 분유 사러 나섰다. 옥일연쇄점 아주머니 분유 사는 전대창씨 보고 밑도 끝도 없이 “손자 보셨슈?”라고 물었단다. 앞서 태어난 세 남매는 어미젖 먹여 잘도 키워냈는데 늦은 나이 다 된 몸으로 늦둥이를 낳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