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수록 불안한 불안제1079호우울증이 진부해질 즈음 새로운 시대적 질병이 나타났다. 멜랑콜리, 앙스트, 건강염려증, 히스테리, 증기, 비장, 신경쇠약, 정신신경증, 우울증, 공포증…. 이 모든 불쾌한 증상의 공통된 감정은 ‘불안’이다. 앞날의 고통에 대한 끝도 없는 걱정, 서양 문명의 공통적인 특성, 슬픔이나 고통으로...
끝내 포기하지 말 것제1079호 어쩌다보니 연애 에세이를 냈고, 이렇게 연애 칼럼도 연재하면서 연애란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들었다. 물론 단 한 번도 그 무식하게 광범위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한 적은 없었다. 그냥 그때그때 남친과의 사이가 어땠느냐에 따라 다르게 대답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이 ‘연애가 갖는 의미’라는 ...
이모님과의 지속 가능한 관계란제1079호 50대 출퇴근 이모님이 30개월 아이를 봐주십니다. 병원 검진, 몸살, 교회 일 등을 이유로 출퇴근 시간 조정과 휴가 등을 요구하셔서 친정엄마·시어머니가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지방에서 올라오십니다. 저녁엔 늘 힘들어하셔서 9월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냅니다. 걸어서 15분 거리 어린이집이 멀다고 ...
캠퍼스 로맨스까지 접수한 ‘엄빠’제1079호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앞에 서 있는데.” 유재석·유희열의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JTBC)에서 1990년대의 히트곡, 트렌디 드라마 시대를 연 <질투>의 주제곡을 소환했다. 젊은이들이 웃고 떠들고 사랑하고 ...
‘로큰롤 로맨티시즘’의 귀환제1079호 영국 밴드 리버틴스(The Libertines)를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듣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최적화 방식을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 로큰롤 팬에게: “전형적인 ‘배드 보이’ 스타일의 로큰롤이고 끼도 많아.” 문학 팬에게: “사드와 윌리엄 블레...
가을이 왔다, 그 목소리와 함께제1079호 며칠 전,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이 가을방학의 새 앨범으로 도배됐다. “아침부터 가을방학 노래를 듣는 게 아니었다”며 옛날 노래와 영화 동영상을 줄줄이 올리는 페이스북 친구를 보고 ‘그거 정말 미친 짓인데!’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음원 사이트에 접속해 가을방학의 새 앨범을 찾아 틀었다. 역시 미친 ...
우리는 영화를 한 번도 다 본 적이 없다제1079호 극장을 나서는 순간, 한 편의 영화는 당신에게 무엇으로 남는가. 누군가는 영화의 이야기에 대해 말할 것이고, 누군가는 캐릭터 혹은 배우의 연기에 대해 논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이야기라면 소설을 읽어도 될 일이고, 캐릭터나 배우의 연기를 보려면 텔레비전 드라마를 봐도 될 일 아닌가요? 질문...
“꼭 묵 처먹고 가시길 바랍니다”제1079호 구경거리가 없던 시절 추석 때면 동네마다 연극을 했습니다. 가을걷이로 가장 바쁠 때인데도 청년들은 동네 사랑방에 모여 연극 연습을 합니다. 밤낮 너무 바빠서 코피 터지기가 일쑤였습니다. 어떤 동네는 연극을 출중하게 잘해 평창극장에서 2~3회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청춘 남녀 사랑 이야기를...
주아와 수연이제1079호주아(柱我)라는 아이가 있다. 시간을 좀 거슬러 보자. 전북 부안 출신의 씩씩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모 건설회사에 입사하여 3년간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 광양제철 건설 현장으로 파견이 된다. 그곳 사무실에서 여상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전남 벌교 출신의 뛰어난 미모에 늘씬한 아가씨에게 반한다. ...
제7의 인간제1079호얼마 전 북한과 전쟁이 나네 마네 했을 때,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전쟁이 나면 어디로 가야 하지? 친구에게는 남편과 아이와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고, 나에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을 뿐이었다. 피란 가서 배가 고프면 고양이를 잡아 아이에게 영양식으로 먹여야겠다는 둥 농담을 하다가 이야기는 점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