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순은 영원한 클래스다제1083호뇌섹이 시끄럽다.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같은 토크쇼에서 멋진 생각을 똑 부러지는 말솜씨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는다.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추리게임-크라임씬> 같은 게임쇼에서 복잡한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이들이 ...
그 길 끝엔 무엇도 없다제1083호*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부극이 동부에서 미지의 서부로 향한다면, 토미 리 존스의 두 번째 연출작 <더 홈즈맨>(사진)은 흥미롭게도 서부에서 다시 동부로 귀환하는 행로를 따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중심은 공동체의 질서를 구한 뒤 홀연히 떠나는 서부 사나이가 ...
지옥의 청년들제1083호‘헬조선’이란 단어가 청년 세대에, 아니 인구 전반에 회자되고 있다.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하는 단어이다. 물론 헬조선이라는 단어 이전에도 청년 세대의 비참을 표현하는 조어는 많았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오포 세대’ 등등. 비참의 최종 심급 이 신조어들은 청년 세대가 ...
집안의 전설요 ‘현관등 친구’제1083호“밤을 책임지겠다.” 장인·장모님이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돌봄의 왕들이 귀환할 때까지 야간 육아를 맡겠다고 선언했다(‘입’육아가 아니라는 건 두고 보면 알 일). 주어진 시간은 4주, 아내의 불안은 당연했다. 아내의 구원투수는 늘 장모님이었다. 기회를 달라는 육아빠 희망자를 향해 “아이를 키…
헤어져 슬픈 와중에도 고기는 맛있구나제1083호 할아버지는 나에게 이유식으로 고깃국을 먹이곤 했다. 쇠고기뭇국, 닭곰탕, 보신탕, 내장탕, 삼계탕, 사골국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핵심은 어린 내가 잘 씹을 수 있도록 그가 잘게 잘라놓은 고기의 크기였다. 할아버지는 찐득찐득할 만큼 진하게 우려낸 고기 국물에 밥을 만 뒤 한 숟갈 푹 뜨고는 그 위에 작은 고기...
참 반듯한 사람제1083호 “콜록콜록.” 오명으로 호명당한 사람이 아팠다. 누군가의 모진 소리를 들어서는 아니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보니 몸이 신호를 보낸다. 매주 월화수목은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하고, 금요일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에 나가고, 시시때때로 ‘한국 HIV/AIDS 감염인 연합회 KNP+’ ...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제1083호지난 8월14일, 우리의 대통령께서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됐다. 공짜라니 공연히 돌아다닌 사람도 제법 있었을 것이다. 또 있다. 추석을 맞아 56만 명의 부사관과 사병들에게 1박2일의 특별휴가증을 주고 멸치와 김가루, 약과 등으로 구성된 특별간식을 하사...
‘터지는 음악’이 전부? 대안은 있다제1083호DJ가 있다. 그러나 DJ는 또 없다. 여러 페스티벌과 클럽에서 전자음악(통상 EDM(Elect ronic Dance Music·전자댄스음악)으로 부르나, 이는 한 분류이기에 상위 개념인 ‘전자음악’이라는 용어를 쓰겠다)이 울려퍼진다. 카페나 식당, 옷가게 등에서도 ...
오늘도 정의로운 싱글이 되게 해주세요제1082호 어서 와, 비연애 칼럼은 처음이지? 무가당이라고 광고하는 음료수에 설탕이 가득한 세상인데, 연애 칼럼 코너에 싱글이 좀 끼면 어떤가. 첫 연재이니 자기소개부터 하자면, 25년간 연애하지 않으면 학이 된다는 속설과 달리 오늘도 튼튼하게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사는 영장류이다. 비연애인구 전용잡지 &l...
천천히 느리게 걷는 당신에게제1082호 한국 음반 시장의 몰락과 맞물려 두각을 드러냈던 편집 음반들이 있다. <명작>의 히트와 함께 <연가>니 <동감>이니 하는 편집 음반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이런 편집 음반의 흥행은 음반 시장 몰락의 전조였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