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의 진짜 얼굴제1077호 영화 <레옹>의 맨 마지막 장면에 스팅의 곡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가 흐르는 건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그 곡이 유명해지게 된 이유에 <레옹>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
‘2차’ 외친 용자는 없었다제1077호 자격이 없다. 아내의 진단은 정확하다. 아이가 태어난 지 300일, 아내의 육아일기에서 아이는 짚고 일어서는데, 내 일기에서 아이는 아직 배밀이 중이다. 약속했던 육아휴직도 미뤘다. 새벽에 한 번 아이의 잠투정에 잠귀가 밝아 벌떡 일어나지만 무기력한 것은 여전하다. 아내가 저녁 약속이라도 있는 날이면,...
우편배달부는 언제 다시 벨을 울리나제1077호노래 하나 듣고 시작.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가수 김현성씨가 만들고 부른...
‘헬조선’의 청년들이 떴다!제1077호 지금 여기의 청년이 어떤 모습으로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고생하고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우리는 알지만 모른다. 무정형의 청년들과 제한된 만남을 통해 겨우 만나고 얘기를 듣고 분석을 할 뿐이다. 정작 ‘청년 문제’를 말하지만 ‘청년 현실’은 저마다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용되기 십상이다. ...
평화·통일은 가고 새마을만 남았네제1077호어른들을 빼고 처음 여행을 갔을 때 우리는 밤기차를 탔다. 꼭 밤기차여야 했다. 아직 군인 출신이 대통령이었고, 아직 <모래시계>의 고현정이 소나무 옆에서 기차를 기다리기 전이었다. 아직 인터넷이 없을 때였다. 여름방학을 맞아 여고생 셋은 “선생님과 함께”라는 거짓말로 허락을 받고, ...
달려라, 중학생제1077호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에서 ‘동송세월’이라는 미술 전시 행사가 있었다. 철원의 비무장지대(DMZ) 인근 지역을 기반으로 2012년부터 이어온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지난해까지는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에서 행사가 진행됐는데 올해는 동송읍의 거리와 건물들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나도 미술작가 한 사람…
링크부터 정직하게 달아주시라제1077호인터넷의 속성은 ‘복제’와 ‘하이퍼링크’(링크)다. 그 가운데 링크는 인터넷을 거대한 그물망, 즉 ‘월드와이드웹’으로 엮어주는 실핏줄이다. 링크 덕분에 인터넷은 완결된 공간을 해체했다. 더 이상 정보는 한 공간에 기승전결로 모이지 않는다. 우리는 링크를 타고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소비한다. 웹은 거대…
수학머리로 외모가 결정된다면제1077호*<뷰티 인사이드>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 장윤주의 몸매로 옷가게에 들어가는 건 어떤 기분일까? 김태희의 얼굴로 길을 묻거나 주문을 하는 건 또 어떤 기분일까? 세상의 옷이 다 나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 같고 모든 사람들이 다 나의 자발적 하인이 된 듯한 기분? ...
<거룩한 코미디> 외 신간 안내제1076호거룩한 코미디 곽영신 지음, 오월의봄 펴냄, 1만6천원 한국 교회 최대의 연합기관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다. 길자연·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은 뒤 한기총은 대형교회 중심의 정치집단이 되었다. 2009년 사랑의교회는 3천억원을 들여 초대형 예배당을 신축했다. 대표적인 대기업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파는 밥의 진심 함량제1076호밥을 팔아 밥을 버는 사람의 입으로 할 소리는 아니지만, 돈을 받고 내주는 밥은 치사하다. 가령, 푸짐하고 맛있고 저렴하기까지 한 음식점의 음식이라 하더라도 혼이 담긴 ‘구라’를 넘어서긴 어렵다. 그 이상, 그러니까 구라가 아닌 진심만을 담아 밥상을 차린다면 그 음식점은 곧 문을 닫고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