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 낙태를 이용하는 법제1222호 <나도 엄마야>는 ‘대리모’를 소재로 한 아침 드라마다. 어김없이 ‘재벌가’와 ‘출생의 비밀’이 등장한다. 그런데 왜 이 두 가지가 아침 드라마의 필수 요소일까.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의 막장적 형태인 세습자본주의에 도달했고, 그 세습의 원리가 재생산에 달렸기 때문이다. ‘헬조선’은 자본...
<맨발로 도망치다> 외 신간 안내제1221호맨발로 도망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마티 펴냄, 1만5천원 일본의 교육학 교수인 지은이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10대 여섯 명을 만나 4년간 그들의 생활사를 기록했다. 빈곤·가정폭력·공적 돌봄의 부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 ...
삶이 여행이다제1221호한문학자 강명관 부산대 교수는 소문난 ‘책벌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쌓인 지식을 녹여 <독서한담> <조선의 뒷골목 풍경> 등 인문학 책도 많이 펴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처음 여행기를 냈다.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를 26일간 여행하며 기록한 &...
양심을 엑스레이로 찍는다면 제1221호“수고했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5급 판정을 받고 전화로 소식을 전했을 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아주 평범한 이 말이 아직까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별 뜻 없는 의례적인 인사말일 수도, 그저 그날 하루 신체검사 받느라 수고했다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태어나서 그날까지 고생 많았다는 의미...
불행한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제1221호과거를 떠올리는 일은 늘 괴롭다. 그땐 정말로 바닥을 쳤다 싶은 시절을 떨쳐내기는 만만치 않다. 삶의 호시절을 그려보아도 썩 즐겁지가 않다. 지금의 처지를 제2의 전성기라고 믿고 싶지 않은 탓이다. 삶의 호재를 즉시 알아챌 만큼 강렬하고 명백한 호시절을 누리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지나고 보니...
포로가 된 국민 버림받은 비국민제1221호 ‘포로’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대개 무기를 버리고 손 든 ‘적 병사’를 상상하지 않을까? 여기에서 포로란 항복 의사를 표시한 무장한 ‘적 군인’이다. 사진&#10102;은 이런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다. 더글러스 맥아더 총사령관 직속 사진병 로버트 댄젤 상병이 찍은 것으로, 19...
수해 복구비냐 전셋값 안정이냐제1221호 2016년 7월29일 금요일 <비 새는 작은 방> 자고 일어나니 방 한구석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침수다. 앞선 폭우에 비가 새 지붕 수리를 했는데 다시 물이 새니 허탈하다. 그래도 다행...
여성은 ‘덜’ 인간이란 미세먼지제1221호 ‘건방지다.’ 사전을 찾아보니 “잘난 체하거나 남을 낮추어 보듯이 행동하는 데가 있다”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진짜 남을 낮추어 보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한테 ‘건방지다’라는 말이 붙는 건 못 봤는데, 27살 신지예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의 포스터를 보고는 “시건방지다”라고 한다. ‘건방지다’는 위계를 …
남의 것이 나의 것이 되었을 때제1220호 집을 바꾸었다. 친구 A와 세운 여름맞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나와 두 아이는 A의 서울 집에서 여름 한 달을 나고, 그의 가족은 로스엔젤레스(LA)에 있는 우리 집에서 지내는 중이다. 나의 생활 주공간이 되는 집을 누군가에게 내준 것은 처음이라 떠나기 전에는 긴장이 됐다. 깔끔하고 세련...
핥고 비비고 ‘묘’한 매스게임제1220호 “고양이들은 완벽한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그것은 그들이 몸단장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임스 고맨 우리는 종종 고양이의 유연한 몸놀림에 감탄한다. 이 녀석들이 얼마나 유연한지는 ‘그루밍’을 할 때 보면 안다. 인간의 요가 자세보다 난도가 높은 건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