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 난 눌러!제1220호 아이를 디지털 세상과 차단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태블릿피시를 들려주었다(휴대전화는 아니다). 이제 아이는 태블릿피시와 그림책을 비슷하게 생각한다. 두 가지를 번갈아가며 만지작거린다. 때로는 예상 밖의 행동으로 아빠를 놀라게 한다. 두 돌이 되기 전의 일. 수족관에 데려가 대형 수조 앞에 아이...
잊을 수 없는 축제의 맛제1220호 숱한 음악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오늘은 무대 분위기나 음악 말고 좀 다른 얘기를 해보려 한다. 바로 음식 얘기다. 축제에 음식이 빠질 리 없다. 결혼식 가면 국수부터 갈비탕, 스테이크, 뷔페까지 다양한 상차림이 펼쳐진다. 하객들은 신랑 신부 얘기보다 음식 얘기를 더 많이 한다. 시간이 ...
종교보다 짜장면 제1220호 머리는 장식이다. 없으면 그 자리가 휑하니까 있는 거 같다. 오랫동안 내가 이성적 인간이라는 황당한 착각을 하고 살았다. 감정 앞에서 이성은 한탄강 물살에 떠내려가는 ‘쓰레빠’ 한 짝 같은 것이었다. 문제는 내 감정의 정체를 나도 모를 때가 많다는 점이고, 그 감정이 내 의지를 배신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
콤플렉스가 힘이 되다제1220호 마흔은 내게 내 안의 콤플렉스와 화해할 기회를 주었다. 내가 스스로 결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뜻밖에도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될 때가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콤플렉스를 제거 대상으로만 여기던 시절에는 절대 보이지 않던, 뜻밖에 콤플렉스의 매력이 보였다. 예컨대 나는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이 사회생활에 큰 어…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외 신간 안내제1220호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에릭 샬린 지음, 김지원 옮김, 이케이북 펴냄, 1만8천원 인간과 수영의 역사를 다룬 책. 수영과 우리의 길고 오래된 감정적·정신적·문화적 관계의 기원을 살핀다. 수영장이 사각형인 이유부터 1930년쯤 발명한 최초의 고무 오리발, 세계 최초의 폐쇄형 지상 수영장인 ...
‘하면 된다’ 외치는 MB들에게제1220호한때 ‘자수성가의 신화’로 불렸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서슴지 않고 이 책을 고르겠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현대건설에 입사해 30대 사장, 40대 회장이 됐고, 서울시장을 거쳐 결국 대통령까지 된 그는 ‘하면 된다’가 신조였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
이제는 유튜브 ‘주부의 시대’ 제1220호유튜브는 ‘기회의 땅’이다. 누구나 자신의 채널을 만들고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남녀노소 제한이 없다. 그만큼 유튜브에는 수많은 영상 콘텐츠 제작자가 만든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이 세계에서 평범한 일반인에서 인기 유튜버가 된 이들이 있다. 바로 주부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다. ‘1인 미디어계의 유재석’…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외 신간 안내제1219호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난다 펴냄, 1만4천원 황현산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가 <밤은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산문집을 내놨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물어왔다”는 그가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쓴 ...
소주 모델이 원숭이었다고요?제1219호7년 전 결혼할 때 축하 선물로 서양화가 그려진 커피잔 세트를 받았다. 행남자기에서 나온 혼수 시리즈 중 하나였다. “머그컵을 많이 쓰지만 손님접대용으로 이런 거 하나는 필요할 거야. 어쩌다 꺼내 쓸 텐데 돈 주고 사려면 아까울 테니 선물로 줄게.” 지인 말대로 커피잔 세트는 집들이 때 반짝 쓰고 다시 꺼낼 일이 ...
‘페미니스트’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제1219호2000년 대학에서 과/반 학생회장을 했다. 정치적 의식이 높아서는 전혀 아니었고, 그저 학생자치기구인 학생회를 대표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 기간에 관심 가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집회가 있으면 후배들에게 알리고 함께 나가기도 했지만, 이른바 ‘운동권’이라는 자각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