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쉬어갈 곳은 총소리 멈춘 곳제1081호 10년 전 미 공군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평화가 찾아온 경기도 화성 매향리 갯벌이 긴 가을 여행을 준비하는 도요·물떼새 무리들로 분주하다. 부리의 길이와 모양이 다양한 도욧과의 새들은 대부분 북반구 북부지방에서 번식을 마친 뒤 열대지방이나 남반구에서 겨울을 난다. 이때 우리나라의 서해안 갯벌은 봄·가을 장거…
큰 집과 이별하고 작은 집 지어보실래요?제1080호 왱왱~, 뚝딱뚝딱~, 싹싹싹~. 월악산에 둘러싸인 목공 작업장 안에서 학생 8명과 도우미 강사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여덟 사람 각각이 지나온 삶의 궤적은 다르지만 갓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고 허리에 공구주머니를 차고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8월29일부터 9월2...
국경을 건너 숲으로 강을 건너 국경으로제1079호 전쟁과 독재, 종파 분쟁을 피해 몰려드는 난민에게 최종 목적지로 가는 여정은 멀고 험난하다. 힘에 겨워 어깨가 축 처진 난민들은 철길을 따라 하염없이 걸어야만 한다. 양손엔 가족에게 필요한 짐이 가득이다. 혼자 걸을 수 있는 아이는 부모를 따라 걷고, 더 어리면 품에 안거나 손을 잡아주어야 ...
푸드덕 푸드덕…네 하늘을 향해 날아라, 황새야제1078호 황새 8마리가 9월3일 오후 충남 예산군 광시면 예산황새공원에서 자연으로 방사됐다. 충북 음성의 ‘과부 황새’가 죽고 복원 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이다. 성공적 복원을 위해선 황새가 야생에 정착한 뒤, 짝을 이루고 번식을 시작해 개체군이 텃새로 남아야 하는 고비가 더 남아 있다. 새가 농약이나 사냥 ...
스러져가는 사람들, 사라지지 않는 상처들제1077호일본의 프리랜서 기자인 이토 다카시는 북한의 아시아·태평양 전쟁 피해자를 오랫동안 취재했다. 그가 지난 6월 중순 보름 동안 평양 등에서 일제 잔재와 그 피해자를 취재한 기사와 사진을 <한겨레21>에 보내왔다. _편집자 일본의 식민지배가 끝난 지 70년. 하지만 일본은 북한에 ...
보아야 한다, 기억해야 한다제1076호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쿠니사격장 폐쇄 1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 ‘못살, 몸살, 몽상’은 반세기 넘게 몸살을 앓아왔던 매향리의 기억을 이야기하기 위해 기획됐다. 중앙이 아닌, 지역적 민주주의를 개화시킨 매향리 주민운동이 정점에 달했던 2000년과 폭격장이 폐쇄되고 10년이 지난 20...
열정을 모터로 달고, 자~ 레디, 셋, 고!!!제1075호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하는 ‘2015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가 8월11~13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군산자동차경주장에서 열렸다. 전국 101개 대학의 184개 팀, 2300여 명이 자동차를 만들고 경기장에서 경주를 펼쳤다. 자작자동차대회란 직접 만든 자동차로 오프로드 코스를 달리...
바쁘다 바빠 어미새의 육아제1074호 노랑머리할미새, 진홍가슴, 흰눈썹울새는 우리나라 북쪽에서 번식하고 남쪽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국내에서는 봄·가을 이동 시기에 드물게 볼 수 있는 나그네새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지만, 여름이 짧은 시베리아에서 어린 새를 키우고 있었다. 노랑머리할미새는 암수가 교대로 먹이를 물어와 새끼...
알타이공화국에서 만난 새의 선물제1073호 새를 좋아하는 조류 사진가에게 맹금은 로망이다. 우리가 예로부터 맹금이 시력이 좋은 것을 알고 있듯이 ‘매의 눈’ ‘수리의 눈’은 사람들에게 좀체 곁을 주지 않는다. 성격이 예민해서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얼마나 높이 날아오르는지 우리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올라 이동하기 일쑤다. ...
마지막 봄이 오고 있습니다제1053호400년도 넘은 인동 장씨 집성촌인 경북 영주 ‘금강마을’ 어귀에 목련 꽃봉오리가 가지마다 오지게 달렸다. 이번에 피면 물에 잠길 신세를 알고 있을까? 수몰을 앞두고 이뤄진 지난해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금강사’ 터가 발견됐다. 지금껏 금강마을의 연원을 알지 못했던 마을 주민들은 그 절에서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