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비친 뒤안길제1092호2015년에도 카메라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난민의 뒤를 따라가며 역사를 기록했다. 테러와 살상이 난무했던 지구촌을 누비던 앵글은 때로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반대쪽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현장에서 한발 떨어져 멀리서 지켜보거나 고통스런 재난 현장에서 쓴웃음을 짓거나, 역사적 사건의 뒤를 살펴본 사진을 …
죽음의 안개가 밀려온다제1090호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가정에서 난방을 시작하는 11월이 되면 중국은 스모그로 어려움을 겪는다. 올해는 특히 11월27일부터 12월1일 닷새 동안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30배에 이르는 살인적인 스모그가 베이징을 뒤덮었다. 1만여 명이 ...
흔들려도 가라앉지 않는다제1089호 11월13일 밤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테러 현장에서 10분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저녁을 먹던 나와 친구들은 뉴스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뉴스 속보에서 사망자 수가 분 단위로 올라갔다. 우리는 모두 공포에 떨며 지금 여기서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모았다. ...
노란 낭만이 이사왔어요제1088호 남이섬(강원도 춘천시 남산면)은 다른 지역보다 겨울이 빠르다. 가을의 전령 은행잎도 빨리 사라진다. 서울 송파구에선 가을에 처리해야 할 낙엽만 100t이 넘는다. 시민들은 낙엽을 보며 가을의 낭만을 느끼지만, 처리가 힘들어 골칫덩이다. 태우거나 땅에 묻어 폐기 처분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
막이 오른다제1087호 대부분의 문화가 젊은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어서 나이 든 사람들은 마땅히 즐길 문화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극단 ‘대학노애(老愛)’는 평균연령 70살이 넘는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11월12일과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제1회 서울시니...
옥돔잡이 어부의 삶은 계속되네제1086호 “40초라니… 어떻게 찾지?” 지난 10월24일, 무전 통신을 마친 대복호 선장 김영우씨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어선을 피해 주낙을 설치할 수 있는 위도의 방위각이 40초였다. 너무 좁다. 낚싯 바늘 같은 공간을 찾아나서야 한다. 멀리 다른 어선들의 불빛이 간간이 보인다. 해 뜨기 ...
여기 잠깐 쉬었다 가자제1085호 추위를 피해 남하 중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4천여 마리가 지난 10월26일 충남 홍성 천수만 간척지에 날아왔다. 지난 3월엔 하루 최대 5천여 마리가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천수만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전세계 흑두루미는 모두 1만3천여 마리인 것으로 ...
다 함께 소리 질러 타도 전쟁법!제1084호 “야당은 공투(共鬪).” 10월18일 일본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서 열린 안보법제 반대 집회에서 나온 구호다.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안보법제가 일본 국회 참의원을 강제 통과하고 한 달이 지난 날이다. 대학생 단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SEALDs·실즈)과 고등학생 ...
열병식 끝난 평양 훈장은 비에 젖고제1083호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지난 10월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비 때문에 오후에 열린 열병식은 병력 2만여 명과 군중 10만여 명이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였다. 3시간 가까이 전 행사를 중계한 북한 방송 매체가 비추지 않은 행사장의 다른...
‘이발소 그림’이 당신의 저녁을 위로합니다제1082호 재개발사업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 삼각지에는 화방·미술재료상·액자집·화실 등이 46곳 정도 남아 있다. 이 미술거리는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초상화를 그려주기 위해 화가들이 모여들면서 조성됐다. 그리고 차츰 풍경화나 정물화, 명화를 복제한 이른바 ‘이발소 그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