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힌 평화제1164호 2007년 4월26일 제주 해군기지 유치신청 동의안이 날치기 통과됐다. 아무 설득 없이 국책사업을 강행한 정부와 국방부를 향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분노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마을 주민들은 서울 국회로, 제주도청으로 삼보일배를 하는 등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구럼비 바위...
그리움, 만나러 갑니다제1163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5월23일)를 앞두고 지난 5월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봉화산 사자바위에 서면 봉하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봉하마을 들녘에선 농부들이 논에 물을 대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러 오는 시민이 많아졌다. 두 딸과 노 ...
고통의 한복판에서제1162호 지난 1월 이미 해방된 이라크 티그리스강 동쪽 모술에 위치한 알아티르 소아 전문 종합병원은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이가 누구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슬람국가(ISIS)가 싸움에 지고 물러나면서 버리고 간 시설을 적군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병원 전체를 불태워버렸다. 이후 병원에 딸린 응급실만...
“평생 살아온 마을이 이 지경까지…”제1161호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별걸 다 본다. 일찍 갔으면 이런 꼴 안 보는 건데.” 18살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로 시집와서 평생을 사신 장경순(86) 할머니는 한숨을 쏟아내며 말했다.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에 텃밭에서 피를 뽑고 물을 주며 하루를 시작했던 할머니는 요즘은 몸이...
불어라, 봄바람제1158호 북핵 문제로 꽁꽁 얼어붙은 평양에도 봄바람이 분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가 열려 모처럼 평양 시내에 활기가 돌았다. 서방의 대규모 외신 기자단이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 취재했다. 북한 당국은 인민군 창설일 4월25일에도 외신 기자를 대거 초청할 계획을 밝혔...
김봉규의 ‘세월호 3년의 기록’제1157호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자동차는 기계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로 전남 진도 팽목항을 향해 달렸다. 사고 해역에 도착했지만,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근처 진도 쉬미항에서 출항하는 해경 배에 힘겹게 올랐다. 뱃길 2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사고 현장에서...
아이들의 친구, 강제1154호강이다! 강을 따라 걷다가 물놀이를 하다가 강물 위에 누워, 구름 따라 흐르는 물에 몸을 맡겨본다. 참갈겨니 여울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쫓다가 물총새 날아간 쪽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수달 발자국을 따라 걷다가 참길앞잡이 내려앉는 곳으로 살금살금 걸어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강과 동무가 된다. 그곳...
촛불처럼제1153호 축배를 들며 역사를 기록할 수 있어 다행이다.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133일, 19차례의 주말 집회가 있었다. 지난해 10월29일, 얼굴에 닿는 공기가 서늘해질 무렵부터 봄인가 싶은 햇살이 머리 위로 쏟아질 때까지....
기억을 잇는 시간제1151호 켜지고 꺼지고를 거듭하면서 촛불은 해를 넘겼다. 2월25일은 17번째 촛불. 2016년 10월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만 명(주최 쪽 추산)으로 시작한 ‘촛불 민심’은 매주 점등과 소등을 반복해왔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위기를 타전하는 ‘모스부호’였다. 촛불은 우리 스스로 우리...
우리가 몰랐던 촛불제1151호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고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든 지 어느새 넉 달.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촛불을 보았다. 이를테면 바다와 같았다. 한눈에, 맨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풍광. 우리가 보았던 촛불의 풍경은 무엇일까. 우리가 보지 못한 풍경은 무엇일까. 우리가 보지 않으려 했던 풍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