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폐허제1129호 지난 9월3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 둔치공원의 시설물이 잡풀에 가려져 있다. 사람 키 높이보다 더 자란 수풀을 헤치며 숨바꼭질하듯 찾아낸 시설물은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돼 있다. 주변엔 누군가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수풀을 헤집고 관찰대를 찾았더니, 금강의 전망은 보이질 ...
스포츠에 장애는 없다제1128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9월8일(한국시각)부터 리우에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시작된다. 김영길(63·사진) 사진작가에게는 이번 대회가 무려 11번째 ‘출전’하는 패럴림픽이다. 선수단에서는 양궁 컴파운드 이억수(51) 선수...
웃음이 꽃피는 마을 밥상제1127호 “날도 더운데 시원하게 편히 쉴 곳을 마련해주고 매일 저녁 맛있는 식사도 해주고, 역시 우리 이장이 최고야!” 충남 공주시 정안면 어물리 마을 사람들이 최상규(60) 이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물리 마을에선 시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마을회관을 새로 짓고, 주민들이 독거노인과 어르신들에게 매일 저녁...
이번이 마지막이길제1126호 이들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 참가한 팀이다. 남수단과 에티오피아, 콩고민주공화국, 시리아 출신 10명으로 구성된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이다. 개막식에 국기 대신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난민 선수 40여 명을 심사해 ...
기억을 옮기는 시간제1125호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유품이 보존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을 이전하는 작업이 8월6일 시작됐다. 참회기도회를 시작으로 복도에 출입통제선을 설치하고 소독 작업을 거친 다음 기억교실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합동분향소의 희생자 영정 사진과 마주 보는 자리로 옮겼다. 8월8~10일에는 교실과 복도...
모하메드의 신세계제1122호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에 마를(Marl)이 있다. 인구 9만여 명의 이 작은 도시에는 난민 1500여 명이 정착해 살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 사람 1300여 명과 20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인 등이다. 독일 정부는 이들에게 2인1조로 방 2개와 거실 ...
사랑이 꽃피는 냉장고제1121호 “사랑이 꽃피는 냉장고. 눈치 보지 마세요. 누구든 삼천2동 주민이면 마음 놓고 가져가세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2동 주민센터 입구 앞에는 각종 채소와 반찬이 가지런히 놓인 냉장고가 있다. 주민들 사이 나눔과 공유를 위해 누구든 가져갈 수 있고 누구든 이곳에 가져다놓을 수 있다. 직원들의 제안으로...
어미새의 사투제1120호 애초에 갯벌은 철새들의 안락한 보금자리였다. 지금은 인천항 앞바다에서 퍼와 쌓아둔 흙이 썩으며 개흙 내가 진동한다. 인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인천시 중구 중산동 운염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시 빗물이 고이고 습지가 된 이곳에서 지난 6월6일 새 생명이 태어났다. 희귀 철새 장다리물떼새가 번식에 성…
꽃씨야 꽃씨야 내게 열매를 주렴제1119호 중증희귀난치질환. 근육병, 소아암, 만성육아종병, 선천성심장질환, 크론병…. 병상에 누운 어린이와 가족은 불확실성 앞에서 날마다 근심한다. 말갛게 웃으며 병실을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때도 많다. 소아완화의료가 절실한 이유다. 소아완화의료는 ‘그날’까지 어린이와 가족이 몸과 마음 편하게 잘 지…
방망이 깎는 사람들제1118호 ‘야구 경기 중에 부러지는 방망이들은 전부 어디로 가지?’ 단순한 질문은 야구방망이의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고려대·홍익대 학생들이 손을 잡았다. 고려대 동아리 ‘비스퀘어드(B²)’는 야구방망이를 업사이클링해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