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오신다제1116호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서 서해 바닷가로 향하는 길에 ‘공생염전’이 있다. 이 소금밭은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화성시에 정착한 뒤 바다를 막아 만든 곳이다. 피란민들이 구호 식량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등짐으로 돌과 흙을 퍼날라 만든 염전. 공평하게 소금판을 분배하고 함께 살아가자는 의미...
귀를 열어야 보여요제1115호 귀를 기울이면 보인다. “쿄로로 쿄로로” 새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짙푸른 날개가 반짝인다. 붉고 커다란 부리에 사냥한 물고기를 물었다. 한창 구애 중인 청호반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숲은 분주한 시기다. 화려한 번식깃으로 치장한 새가 짝을 부르고 새 생명을 키울 준비에 바쁘다. ...
여름아 꽁꽁 얼어라제1114호 일부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연일 계속되는 초여름 무더위로 얼음공장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5월23일 새벽 1시 얼음공장의 표정이 궁금해 경기도 부천시 얼음공장을 찾았다. 영하 10℃인 창고에 들어서니 바깥세상과 전혀 다른 ‘겨울왕국’이다. 창고에는 크기, ...
물소 먹이고, 등짐 이고제1112호 베트남 사파 지역에는 여러 소수민족들이 모여 산다. 인구의 절반은 흐몽족이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자오족이다. 이곳 아이들은 10살 때부터 바느질이나 재봉틀로 천을 만들거나 산에서 나무를 베어와 가족의 생계를 돕는다. 15살쯤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집만큼 큰 등짐을 ...
아가, 용기를 내렴제1111호 금실 좋은 수리부엉이 부부가 올해도 새끼 두 마리를 성공적으로 이소(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일)시켰다. 5년 전 경기도 김포의 인가 주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지난봄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서식하던 수리부엉이 둥지 주변에선 나무가 베어졌다. 사진가들은 밤에 ...
그대의 얼굴로, 진실을 부르노라제1110호 ‘진실의 얼굴들 304개 종이탈’. 세월호에서 끝내 생환하지 못한 304명의 얼굴을 종이탈로 불러내는 작업이다. 지난 3월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녘교회. 네댓 명씩 둘러앉은 이들이 탈을 만들고 있다. 돌아간 영혼을 불러들이는 초혼처럼, 손끝에 정성을 꾹꾹 담는다. 행사를 기획한 이효립 ...
박근혜 대통령 만세!제1109호<한겨레21> 3기 교육연수생 이채연씨는 3월29일~4월21일 한 달 가까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과 집회·강연 현장 등을 밀착 취재했다. 어버이연합과 배후세력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 한 달간 어버이연합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긴다. _편집자 국회의원선거(총선)...
붕~ 뱃고동 울리듯제1108호 1970~80년대 왕성하게 활동한 재즈 연주자 20여 명이 다시 모여 황혼을 불태우고 있다. 평균나이가 환갑을 넘은 멤버들이 모여서 재즈팀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각자의 삶에서 음악을 하다 재즈 편곡 1세대로 유명한 맹원식(82)씨가 지휘하는 재즈팀 단원으로 다시 한번 합주를 해보고 싶어...
꽃비 쏟아지기 전에제1107호 4월 포근한 날씨 속에 메마르고 건조하기만 했던 산과 들에 봄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따뜻한 햇볕과 꽃향기에 취한 많은 상춘객은 꽃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벚꽃이 만발한 서울 여의도동 윤중로에도 셀카봉, 삼각대, 도시락, 돗자리 등을 가져와 사진을 찍고 도시락을 먹으며 봄을 맞이하고 있다. ...
터널 끝에 부끄러움이 있다제1105호 서울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은 1904년엔 일본 주차군 사령부 차지였다. 후에 조선헌병대와 수도경비사령부가 거쳐갔다. 일본이 사령부에서 창덕궁까지 뚫은 신작로가 지금의 충무로인데 조선 정궁으로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예장동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소릿길’ 터널을 지난다. 터널 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