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무리제1176호 따가운 햇볕을 마주해야 하는 무더운 날이 이어졌다.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모자를 눌러쓰고 머리를 조아리며 그늘을 찾아 다녔다. 머리를 들어 해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청명한 하늘에 떠 있는 해의 기운을 한번 받아보자. 운이 좋으면 덤으로 햇무리를 보며 소원도 빌어볼 수 있다. 사진·글 ...
지치고 아프고 외로운 노동을 위한제1176호 아스팔트가 녹아내릴 듯한 뜨거운 여름에도, 아스팔트가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에도 그곳에서 잠을 청했다. 공장 밖으로 쫓겨난 비정규 노동자들이 몸을 누일 곳은 오직 거리뿐이다. 콜트·콜텍, 동양시멘트, 기륭전자 등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렇게 거리에서 힘겹게 투쟁했다. 8월19일 서울 영등포구...
복조리 둥지제1176호 충북 청주의 한 주유소 사무실 안 ‘복조리 둥지’에서 제비가 새끼를 다 키워냈다. 지난 7월 어미새는 아직 이소(아기새가 다 자라 둥지를 벗어나 날아오르는 일)하지 못한 막내 제비에게 연신 먹이를 물어다 줬다. 사무실 안은 갓 이소한 제비 세 마리의 연습 비행이 한창이다. 알에서 깬 지 20일쯤 된 제비...
심판의 날, 8월25일제1175호 박영수 특별검사가 8월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지만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의 노후자금에 손해를 끼쳤겠습니까”라고 말했다. …
마음도 챔피언제1175호 말 그대로 ‘주먹 하나로’ 살아가는 사내가 있다. 카메룬 출신 프로 권투선수 이흑산(본명 압둘라예 아산·Abdoulaye Assan, 춘천 아트복싱)은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이다(제1165호 표지이야기 ‘난민복서 이흑산’ 참조). 그는 2015년 카메룬 군인 대표 복싱선수로 ...
폭염 속 지뢰찾기제1175호 8월4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에서 육군 1군단 공병부대 장병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수풀을 수색하고 있다. 장마철에 북쪽에서 떠내려올 수 있는 목함지뢰 등 유실된 지뢰를 찾는 작전이다. 한국전쟁은 휴전 상태로 멈춰 있지만, 전쟁의 상처와 분단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전히 우리 곁에 유령처럼 맴돈다. ...
추억의 잔상제1174호 사진 찍는 필름이다. 요즘 학생들은 알고 있을까? 21세기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 중 하나다. 필름의 선예도(화상이 선명하게 보이는 정도)를 디지털 이미지 센서로 환산하면 800만 화소쯤 된다고 한다. 최근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도 1500만 화소를 넘나드니 필름의 ...
함께라서 즐거워제1174호 장대비가 멎자 순식간에 땡볕이다. 번갈아 닥치는 폭우와 폭염 속에 옷 마를 틈이 없다. “식지 않는 열정이 아직도 불타고 있어/ 차가운 세상의 시선을 마시고 뜨겁게 뿜어/ 지금부터 그 열기로 세상을 뜨겁게/ 나는 뜨겁다” 진행 차량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는 대안학교 ‘볍씨학교’...
바둑이는 집에 가고 싶다.제1174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5년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유실·유기 동물 8만2082마리 가운데 7~8월에 입소한 동물 수가 연평균보다 30% 더 많다고 파악했다. 즉흥적 호기심이나 장난감처럼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며 함께 데려갈 수 없는 반려동물을 버린다는 뜻이다. 반려동물은 사람들의 무책...
담장취재제1173호 취재원의 음성을 따기 위해 마이크 든 방송기자들이 취재원에게 바짝 접근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혹시라도 취재원을 가리면 사진기자들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게 재미있는 모습을 연출할 때도 있다. 사진은 담장 너머 취재원의 말을 녹취하기 위해 벽에 붙어서 마이크를 넘기는 방송기자들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