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깡깡이' 아재제1180호 부산 영도 남항을 사이에 두고 영도구 대평동 수리조선소 맞은편, 중구 충무동 새벽시장 담벼락 아래 주낙어선들을 위한 주낙채비 노동을 하는 주황색 천막 14개가 나란히 서 있다. 생선미끼 비린내가 진동하는 천막 안, 자갈치 밑단 노동으로써 허름한 의자에 하루 종일 앉아 시급 평균 3800원을 ...
수요일, 12시제1180호 1992년 1월8일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25년째 이어온 1300번의 외침.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국가 범죄였다는 사실과 그에 따른 당연한 배상을 여전히 외면한다. 이 외침의 올바른 대답을 끝내 듣지 못하고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 22분의 모습을 한데...
억겹 견딘 대선배제1179호 화강암으로 된 달걀만 한 짱돌이다. 나이는 대략 2억 년쯤 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생대 쥐라기 서울 화강암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돌이다. 짱돌이 품은 또 다른 암석을 분석하면 지구 나이와 같은 46억 년으로 어림잡을 수 있다. 발밑의 작은 짱돌은 수억~수십억 년 억겁을 살아온 지구상의...
참외로 막아내지 못한 사드제1179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강행한 9월7일 자정, 정부는 8천 명 넘는 공권력을 동원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가로막은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 400여 명을 강제 해산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현장에서 끌려나온 새벽 5시께 농성은 막을 내렸다....
마주 보는 두 젊은이제1179호 남과 북의 젊은 군인들이 9월6일 군사분계선의 중심인 판문점에서 마주 보며 경계를 서고 있다. 서로 50보씩만 다가서면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두 젊은 군인은 조국의 파멸을 부르는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건 뜨거운 사랑과 평화, 그리고 희망일 것이다. 남과 북은 언제까지...
주인을 그리는 의자제1178호 재개발을 앞둔 골목에 의자가 놓여 있다. 의자의 생김새로 보아, 어떤 이가 꽤 긴 세월 동안 의자에 앉아 휴식과 고민을 나눴을 듯싶다. 골목에 버려졌지만 한때는 창밖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놓였을 것이다. 전등을 갈 때나 선반 위 물건을 놓거나 꺼낼 때도 쓰였을 것이다. 주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반려견을 지켜라제1178호 시간당 풍속 210km가 넘는 4등급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본토를 강타했다. 3등급 이상 대형 허리케인이 미국 본토에 상륙한 것은 2005년 ‘윌마’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텍사스 해안으로 상륙한 하비는 8월27일부터 나흘간 미국 역사상 가장 많다는 1250mm의 폭우를 ...
누굴 향해 쏜 총알인가?제1178호 군 기록문서에 의하면 5·18민주화운동 때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은 모두 51만 발이 넘는 각종 실탄을 사용했다. 1980년 5월20일엔 3발의 총알이 광주은행 옛 본점 건물 유리창을 관통했다. 유리에 남겨진 탄흔이 현재 광주시 동구 금남로3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층 들머리에 전시돼 있다...
훈련의 풍경제1177호 테러나 재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국가기관과 지하철역에 시민들이 잠시 멈춰서 있다. 발이 묶인 사람들은 손전화기로 게임을 하거나 지루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다. 옷가게 직원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연신 군인들의 모습을 찍었다. 여행용 가방을 든 외국 관광객은 처음 보는 장면이 신기한 듯 서로…
우리들은 자란다제1177호 “까르르~, 내 얼굴은 여기 있어요!” 8월24일 초등학교 개학식날.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범박초등학교 3학년 5반 박소현(33) 교사는 칠판을 반 아이들의 얼굴로 가득 채웠다. 박 교사는 평소 칠판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낙서판처럼 꾸미고 싶었다. 방학식 전날 칠판에 반 아이들 몇 명의 얼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