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그림’이 당신의 저녁을 위로합니다제1082호 재개발사업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 삼각지에는 화방·미술재료상·액자집·화실 등이 46곳 정도 남아 있다. 이 미술거리는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초상화를 그려주기 위해 화가들이 모여들면서 조성됐다. 그리고 차츰 풍경화나 정물화, 명화를 복제한 이른바 ‘이발소 그림’이...
돌아갈 수 없는 길제1082호 경북 영주시 평은면 천본리 내매마을로 가는 내명교 철거 중 상판이 부러져 곤두박질쳐 있다. 영주댐이 들어서기 전 큰 구조물들을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의 시멘트 다리가 놓이기 전엔 나무다리가 있었다. 다리 아래는 눈부시게 희고 넓은 모래사장이다. 마을 못 미쳐 크게 굽이치다 다시 곧게 흐르는 강이 ...
날개 쉬어갈 곳은 총소리 멈춘 곳제1081호 10년 전 미 공군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평화가 찾아온 경기도 화성 매향리 갯벌이 긴 가을 여행을 준비하는 도요·물떼새 무리들로 분주하다. 부리의 길이와 모양이 다양한 도욧과의 새들은 대부분 북반구 북부지방에서 번식을 마친 뒤 열대지방이나 남반구에서 겨울을 난다. 이때 우리나라의 서해안 갯벌은 봄·가을 장거…
메밀꽃 필 무렵제1081호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이다. 그곳에 가지 못한다 해도, 서울에서 메밀꽃을 볼 수 있다.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10월3~4일 ‘한강 서래섬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남산이 보이는 한강 자락 서래섬에 새하얗게 피어 있는 메밀꽃밭을 시민들이 즐기고 있다. ...
큰 집과 이별하고 작은 집 지어보실래요?제1080호 왱왱~, 뚝딱뚝딱~, 싹싹싹~. 월악산에 둘러싸인 목공 작업장 안에서 학생 8명과 도우미 강사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여덟 사람 각각이 지나온 삶의 궤적은 다르지만 갓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고 허리에 공구주머니를 차고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8월29일부터 9월2...
분홍머리띠제1080호 안보법안 처리를 놓고 일본 여야가 맞서고 있다. 지난 9월16일 야당 여성 국회의원들이 도쿄 국회의사당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 위원장실 앞을 막고 특위 위원장의 입장을 저지했다. 분홍머리띠를 두른 여성 의원들은 여당 남성 의원들에게 “손대면 성희롱이다”라고 소리치며 강하게 저항했다. 이날...
국경을 건너 숲으로 강을 건너 국경으로제1079호 전쟁과 독재, 종파 분쟁을 피해 몰려드는 난민에게 최종 목적지로 가는 여정은 멀고 험난하다. 힘에 겨워 어깨가 축 처진 난민들은 철길을 따라 하염없이 걸어야만 한다. 양손엔 가족에게 필요한 짐이 가득이다. 혼자 걸을 수 있는 아이는 부모를 따라 걷고, 더 어리면 품에 안거나 손을 잡아주어야 ...
일과 기다림의 악수제1079호 두 사람이 반갑게 다가서며 악수를 나눈다. 본래 한솥밥을 먹던 그들이지만 지금은 처지가 다르다. 한 사람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일터를 나서고 있다. 다른 사람은 그 일터에서 일하기 위해 6년을 기다렸고 지금은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다. 단식을 하는 이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다. 2009년 ...
푸드덕 푸드덕…네 하늘을 향해 날아라, 황새야제1078호 황새 8마리가 9월3일 오후 충남 예산군 광시면 예산황새공원에서 자연으로 방사됐다. 충북 음성의 ‘과부 황새’가 죽고 복원 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이다. 성공적 복원을 위해선 황새가 야생에 정착한 뒤, 짝을 이루고 번식을 시작해 개체군이 텃새로 남아야 하는 고비가 더 남아 있다. 새가 농약이나 사냥 ...
잡히면 안 돼제1078호 터키 남부 해안에 떠밀려온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주검 사진이 공개돼 전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이튿날에도 난민들은 또 쓰러졌다. 지난 9월3일 헝가리 로스케 기차역에서 한 난민 가족이 철로에 쓰러진 채 경찰 호송에 저항하고 있다. 최근 헝가리는 난민들이 서유럽 나라들로 무단 이동할 수 있도록 방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