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제1098호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이 북적이고 있다. 망원시장은 ‘전통시장이 몰락한다’는 우려가 무색하게 지역 주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상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흥정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정겨움은 덤으로 가져간다.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
겨울 숲제1098호 추위엔 강해도 바람 많이 부는 곳을 싫어한다는 자작나무는 봉우리가 삭풍을 막아주는 남동쪽 사면에 모여 숲을 이루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은 소나무를 벌채한 자리다. 전체 숲 138ha에 심은 69만 그루가 빼곡히 모여 순백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마침 영하 2...
꽃도 피지 않는 땅제1097호 용산 참사 7주기 추모 촛불 기도회가 열린 1월21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강로 옛 남일당 터에 참석자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을 꽂고 있다. 높고 화려한 건물이 들어선 주변과 달리 사고 현장은 개발사업이 지연돼 몇 년째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7년 전 참사의 진상 규명과 ...
빈자리제1096호 1월15일 낮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후문. 부산 교대생 김지희(25·여)씨의 양 볼과 손끝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살짝 까치발을 든 것까지 소녀상과 같은 모습으로 1시간 내내 꼼짝하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었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를 위한 자리이자, 아픔에 ...
봄이 되면 다시 올게제1096호 수진 학생! 지난번에 부모님의 허락만 받고 주인 없는 방에 들어가 사진 찍었던 아저씨야. 오늘 친구들이 졸업식을 했어. 수진이도 친구들 졸업 축하하지? 창문 아래 하얀 화분이 빛을 반사시켜 수진이의 자리가 유난히 환해 보이더라❷. 혹시...
주인공제1095호 “올해는 당신입니다”. 새해를 수놓을 글귀가 내걸린 1월7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겨울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메르스 사태, 경제불황, 가족 해체의 위기 등 어려운 그림자를 훌훌 털어내고 2016년은 각자 한 해의 주인공이 되어 밝고 힘차게 도약하자.” 서울...
“부디 제자리로 돌려주세요”제1095호 나를 찾아주세요. 내가 누구인지 나도 알지 못합니다. 숫자 464(진도군청이 부여한 세월호 희생자 유품·유류품 관리번호)와 그 숫자가 파생한 숫자들로 나는 추정될 뿐입니다. 희생자 304명(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 중 한 명일 나는 464번으로 명명된 검정색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
아이들이 아니었으면제1094호 알란의  집은  어디인가_유럽  난민의  길  2천km  종단  르포 ...
기습시위제1094호 2015년 12월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한-일 정부의 합의안이 발표됐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일방적인 이번 합의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2015년의 마지막 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건물 앞에 모였다. 대학생 20여 명은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이 적힌 현수...
기억의 문제1093호 성탄절을 하루 앞둔 12월2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된 ‘기억의 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겨레21>은 2016년에도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세월호’를 둘러싼 진실을 길어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