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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봄이 되면 다시 올게

1월12일 단원고 졸업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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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1-18 20:07 수정 : 2016-01-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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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2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의 졸업식. 세월호 희생 학생의 부모들은 졸업식 대신 합동분향소에서 추모식을 치른 뒤 아이들 교실을 찾았다. 한 아버지가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겼다.

❶ 단원고 졸업식 날인 1월12일, 희생자 추모제가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수진 학생!

지난번에 부모님의 허락만 받고 주인 없는 방에 들어가 사진 찍었던 아저씨야.

오늘 친구들이 졸업식을 했어. 수진이도 친구들 졸업 축하하지?

창문 아래 하얀 화분이 빛을 반사시켜 수진이의 자리가 유난히 환해 보이더라❷.

혹시 부모님이 오시지 않을까 기다렸는데 먼저 다녀가셨는지 만나보지는 못했어.

조용한 교실을 바라보고 있으니 꽃다발을 들고 친구들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왁자지껄했을 너희의 모습이 눈에 선했어.


봄이 되면 화사하게 빛이 드는 수진이의 자리를 보러 다시 올게.

❸ 단원고 졸업식 날인 1월12일, 희생자 추모제가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❹ 유가족들이 ‘명예 교실’ 출입문에 “우리의 교실을 지켜주세요”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❺ 단원고 교문 앞에서 생존 학생들을 응원하는 손팻말을 시민들이 들고 서 있다.

안산=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박승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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