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밤을 잊은 그대에게제921호 혹시 당신은 스포츠 뉴스만으로도 충분한가. 그렇다면 이 지면을 건너뛰어도 좋다. 결과만 알면 그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올림픽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원한다면 오는 8월13일에 각국 최종 순위를 문자로 찍어주겠다. 10초 안에 끝나는 육상 100m나 그보다 짧게 끝나는 다이빙의 입수, 혹은...
나처럼 생긴 것을 내뱉는 나제921호올해 2월 초에 나온 시집을 반년 동안 조금씩 읽었다. 차례대로 읽은 것도 아니다. 아무 데나 펼쳐서 한두 편을 읽고 덮었다. 어떤 때는 한두 문장을 읽고 덮기도 했다. 한 번 펼친 데가 그다음에도 또 펴져서 이미 읽은 곳을 여러 번 다시 읽게도 되었다. 그러다 보니, 복도에서 자주 마주치는 ...
그건 단지 일사병이었을까제921호 공항에서 우리를 처음 맞은 건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이었다. 지방 소도시의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공항에서 그들은 목발을 짚고 절룩이며, 혹은 하나뿐인 손에 물건을 들고 낯선 동양인 입국자들에게 흥정을 붙여왔다. ‘사자의 산’. 우렁차고 사뭇 낭만적인 느낌의 나라 이름과 달리, 시에라리온은 ...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제921호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도 ‘배 째라’며 배짱을 부리면 일이 잘되곤 했다. 학교 시험기간에 시험범위까지 다 공부하지도 못해놓고, 에라이 모르겠다 배 째라, 하고 잠을 자버리면 다음날 되레 시험을 잘봤다. 대학생이 됐다는 낭만에 젖어 술에 젖어 아버지가 정해놓은 통금 시간을 넘겨 집에 들어갈 때, 혼나...
보아라, ‘환상 짝궁’의 금빛 스매시를제921호 한국 배드민턴의 자랑은 ‘복식’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남자복식의 박주봉-김문수 조와 여자복식의 황혜영-정소영 조가 금메달을 딴 이후로 줄곧 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계속해서 복식조에서 스타들이 쏟아져나왔다. 그와 함께 ‘환상의 짝궁’들이 탄생했다. 한국의 배드민턴을 이야기할 때 세계를 ...
작은 공으로 만리장성을 넘어라제921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따낸 유승민의 금메달은 감동 그 자체였다. 중국의 왕하오를 상대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집중력과 공격적인 스매싱으로 탁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리고 8년 뒤 런던에서 또 한 번 한국 탁구는 중국의 ‘만화 탁구’ 넘기에 도전한다. 한때 한국 탁구는 세계 무대에서 강자였다...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하리라제921호 ① 우사인 볼트, 대구 트라우마 깰까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의 눈은 ‘총알 탄 사나이’들의 향연에 쏠려 있다. 이 가운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3관왕 등극, 100m 세계 신기록 경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볼트는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
올림픽 기록, 어디까지 아니?제921호 7월28일 새벽(한국시각)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은 딱 30번째 맞는 대회다. 역대 올림픽에서는 기록도 풍성했고, 에피소드도 많았다. 우선 역대 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나라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때 미국이다. 당시 미국은 무려 83개의 금메...
올림픽이 끔찍한 당신에게제921호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달력의 날짜를 지워가며 설레기까지 하는 건 아니지만,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면 흥미있는 경기를 따로 찾아볼 정도로, 나는 이 흥분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스포츠 따위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감동을 강요받는 건 질색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이야기할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