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는 한국의 좀비다제924호 영화 <연가시>가 45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크게 밀릴 거란 예상을 깬 흥행이다. 뜻밖의 흥행에 추측이 분분하다. 3~4년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한 ‘곱등이·연가시’ 괴담이 주효했고, 개봉...
1920년대 경성미용원 원장님의 화장법 강의제924호“저는 지금 나이 삼십이 갓가워 섯음니다. 집안에서 살임사는 사람이니까 그 처름 모양을 낼야고도 하지 안이하지만은 그래도 내가 보기 실은 것은 남도 보기 실켓기에 이런 말슴을 바뿌신 선생님께 뭇슴니다. 이마가 점점 버서저가서 지금은 겨우 잔털만 남어 잇슴니다. 이것이 아주 버서지면 대단이 보기가 실을 것 ...
1994년, 그해 여름은 뜨거웠네제924호 태양이 펄펄 끓는다. 비도 오지 않는 2012년의 무더위는 두고두고 1994년과 비교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1994년의 압승이다. 38.4℃라는 1994년 7월24일 서울 최고기온은 아직 경신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해 여름을 무엇으로 견뎠나. 당시 더위에 취약한 도시 거주...
그럼에도 빛이 났던제924호Q. 저물어가는 여름과 함께 런던올림픽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당신의 ‘이 장면’이 있다면? A1. 기적 같은 금메달, 상처투성이의 완주, 놀라운 감동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 기억엔 개막식의 그 장면이 더 선명하다. 320개의 환자용 침대와 스윙...
‘독재자의 노래’ 등 출판 단신제923호 독재자의 노래 민은기 엮음, (사)음악사연구회 기획, 한울(031-955-0655) 펴냄, 1만8천원 독재는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려고 통제와 폭력은 물론 대중의 지지와 협력을 활용하며, 대중의 취향을 동일화하려는 전략도 취한다. 음악이 독재자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박정...
사막과 바다의 쌍둥이 행성제923호 해는 진작에 떨어졌고, 길은 새까만 바다 같다. 버스는 깜깜한 정류장에 남루한 여행자와 묵직한 배낭을 내던진다. 잠이 덜 깬 나는, 한참 뒤에야 언덕 위의 희뿌연 불빛을 발견한다. 서서히 망막에 초점이 맞아 들어오고, 오밀조밀한 집들이 떠오른다. 마치 낯선 행성에 떨어진 것 같다. 이런 ...
‘명예의 전당’에 간 불명예 기록제923호 대기업 홍보팀 일을 그만두고 스포츠잡지사에 입사한 게 2007년 7월 말이었다. 여가 시간이 엄청 많아진다는 계산으로 이직했을 뿐, 스포츠에 대해서 잘 몰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중 처음으로 외운 이름이 ‘배리 본즈’다. 2007년 8월8일, 그가 행크 아론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
누가 이들을 더 미치게 할 것인가제923호 그것은 순례길이었다. 7월27일 금요일, 오전부터 지독한 뙤약볕이 내리쬐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공기는 숨 쉴 틈 없는 열기로 조밀하게 채워졌다. 그런 진공관 같은 공간을 걷는 이들이 있었다. 교통 표지판에서 ‘지산리조트’라는 글자가 보이는 순간부터, 길은 그러기를 작정이라도 한 듯 막히기 시작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외제923호여름 호반에서 볼 것 <반드시 크게 들을 것2> 등 음악영화 상영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그곳에 가면 시원한 바람이 좀 불까. 청풍호반의 도시 충북 제천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국제음악영화제(JIMFF 2012)가 열린다. 올해로 8회째다. 27개국에서 출품한 100...
걸신 들린 듯 아귀아귀제923호 “수박을 먹는 기쁨은 우선 식칼을 들고 이 검푸른 구형의 과일을 두 쪽으로 가르는 데 있다. 잘 익은 수박은 터질 듯이 팽팽해서, 식칼을 반쯤만 밀어넣어도 나머지는 저절로 열린다. …한 번의 칼질로 이처럼 선명하게도 세계를 전환시키는 사물은 이 세상에 오직 수박뿐이다. 초록의 껍질 속에서, 영롱한 씨앗들이 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