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의자를 붙여봐제1009호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친구네에 놀러 갔다가 희한한 것을 보았다. 원통 모양으로 생긴 그것은 두 개의 쫀쫀한 끈이 달려 있어 엉덩이에 착 붙일 수 있다. 그것을 붙인 채 쭈그리고 앉으면 자연히 그 위에 걸터앉게 돼 편하게 밭일을 할 수 있다. 엉덩이에 붙이는 간이의자인 셈이다. 착용한 모습이 상당히 웃기는 이 도구(...
시와 소설이 숨어 있는 방제1009호갑작스레 큰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아마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어쩐지 그런 것 같다). 나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하지만 한 사람이 직접 당한 슬픔의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측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이 우습고 말도 안 되는 시도).” 프랑스의...
‘국민을 적으로 아는’ 나라제1009호2014년 4월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선장은 승객의 안전은 뒤로한 채 제일 먼저 탈출하고 승무원들은 승객에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도 하지 않았다. 정부도 대형 참사 앞에서 부실한 재난 시스템을 드러냈다.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950년 한국전쟁이 ...
이것이 언론이다 〈뉴스룸〉제1009호문제 해결의 첫걸음 <뉴스룸>의 저 유명한 오프닝 시퀀스를 다시 보면 이 모든 이야기를 출발시킨 하나의 질문이 새삼 가슴에 꽂힌다. ‘미국은 왜 가장 위대한 국가인가.’ 그때 우리의 주인공 앵커 윌 맥어보이는 “미국은 더 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라는 ‘안티 아메리카’적 발언으로 비난받았다. 하지...
밀양, 그 설운 삶을 더듬다제1009호우리는 아무도 타인을 모른다. 그이들의 고통은 더 모른다. 내 손톱 밑 작은 가시는 생채기 크기 이상의 고통으로 욱신거리지만 타인의 것은 그렇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과 공감하기 위해 전 생애를 유영하는지 모른다. 타인과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절…
정혜윤 〈그의 슬픔과 기쁨〉 외제1008호그의 슬픔과 기쁨 정혜윤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5천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26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르포르타주 에세이. ‘산 자’와 ‘죽은 자’, 희망퇴직자, 징계 해고자 등을 만나 그들의 슬픔과 기쁨, 책임감, 우정 등을 담아냈다.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사건 앞에 놓인 평범...
손석춘·지승호 〈이대로 가면 또 진다〉 외제1008호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데이비드 C. 코튼 지음, 김경숙 옮김, 사이 펴냄, 1만8900원 경제성장 논리의 왜곡된 진실을 파헤친 책. 저자는 경제가 성장하면 빈곤이 사라지고 복지가 향상되고 모두가 잘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경제성장률 ...
독립영화 포차 가볼까 외제1008호독립영화 포차 가볼까 인디포럼 2014, 필름영화 재조명·독립영화 고전 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들 줄줄이 국내 비경쟁 독립영화제 ‘인디포럼 2014’가 올해 19번째 독립영화 축제를 연다. 5월29일~6월5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와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에...
저자가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대한민국?제1008호2000년 초반, 영국 토니 블레어 신노동당 시절 공공부문 개혁을 둘러싸고 4년 동안 전국적인 논쟁이 이어졌다. 당시 신노동당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는 데 열심이었다. 그러나 공공은 비효율과 무책임을 의미한다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뉴캐슬 지방의 ...
혁신에서 자조·근면·협동의 냄새가제1008호그러게, 지인의 말마따나 ‘왜 공장 생산 설비에서 쓰이던 혁신이란 단어가 온갖 것들 앞에 붙기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일자리도 혁신이고, 생산도 혁신이고, 활동도 혁신이네? 이 창조 저 창조가 트라우마가 되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단어로 사람을 괴롭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기묘하게 떠오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