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할 것인가 바꿀 것인가제1010호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16일 이후, 여러 행사나 일정들이 취소됐다. 그러나 강연 일정 중에 몇 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주최한 쪽에서 취소하는 것도 고민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정된 강연 주제는 이런 것들이었다. 경제성장만 추구해온 대한민국...
물도 말라 소리 없이 우네제1010호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여러 필요조건들이 있을 테지만 집에서 아이들 재잘대는 소리도 꼭 항목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십 몇 년 전 집 뒷마당을 구상하면서 염두에 둔 것도 ‘소리’였다. 정원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아이들 기척이 없는 집과 같다. 부자 둘이서 마주하는…
한국 재난영화와 세월호는 왜 이다지도 닮았나제1010호세월호 참사는 <괴물> <연가시> <감기> 등 한국 재난영화의 장면들을 기시감으로 불러낸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확인되듯이, 현대사회에서 재난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자본은 재난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윤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수명이 다한 배를 규제 ...
해주면 되는 것을제1010호 ※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와줄 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의 모멸감은,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네가 너무 귀찮아, 그리고 넌 너무 하찮아, 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뿜어내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안 될까요’ 내가 절박하게 제안하는...
박석무 〈다산 정약용 평전〉 외제1009호다산 정약용 평전 박석무 지음, 민음사 펴냄, 3만원 평생 다산 연구에 몸 바친 저자가 집필했다. 10여 년 전 나온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서문에서 저자는 시간에 쫓긴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피력한다. 책을 펴낸 뒤 다산연구소를 만들어 10여 년의 연구를 더해 ‘평전’이라...
김영준·최강욱 〈옹호자들〉 외제1009호옹호자들 김영준·최강욱 외 지음, 궁리 펴냄, 1만8천원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민간인 불법사찰, 용산 참사 등 사건을 맡아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에 맞섰던 변호사들의 기록. 그들은 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났고, 그동안 우리 사회가 소중하게 지켜온 기본권이 어떻게 후퇴됐는지 되짚어본다. 김보슬 MBC...
단신제1009호111개의 녹색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서울환경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가 5월8~15일 씨네큐브 등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의 출품작 111편 중 개막작으로는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이 연출한 <킹 오브 썸머>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관계가 불편한 조와 패트릭이 숲에...
파수꾼이 된 도둑들제1009호자동차를 생산하는 선진국과 면화를 생산하는 개발도상국이 있다. 두 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 산업에 각자 특화해 자동차와 면화를 교역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그러나 면화를 생산하던 개도국이 ‘우리도 자동차를 생산해보자’고 결심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필경 정부가 자동차 회사를 만들고, 각종 지원금을…
가격이 ‘99’로 끝나는 이유제1009호정신 차리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비정규직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에 힘쓰지 않는 무능한 노동자는 시장경제의 범죄자다. 최근 미국에서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You’re On Your Own)는 뜻의 ‘요요(YOYO) 경제’라는 신조어가 나왔듯이, 노동자가...
기자도 접근 금지제1009호“그게 과연 진실일까?” 선배가 물었다. 멍해졌다. 짐승 같던 수습기자 시절, 보고할 거리를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 경찰서를 헤집고 돌아다니던 밤이었다. 사람은 본디 착하다는, 성선설을 믿어왔다. 정부기관이 거짓말을 한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안 돼요’ ‘싫어요’ 부정어를 남발했지만, 실상은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