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엔슬러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외제1010호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이브 엔슬러 지음, 유숙열 옮김, 민음인 펴냄, 1만2800원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원작자인 저자는 따돌림에 시달리는 미국의 여고생, 음핵 절제를 거부하는 마사이족 소녀,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의 소녀 등 세계 곳곳 10대들의 아픔과 고통...
울림이 오는 그 순간 외제1010호울림이 오는 그 순간 심벌즈 연주와 닮은 인생 그린 연극 <챙!> 극단 산울림이 신작 연극 <챙!>을 5월8일~6월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의 한 오케스트라 심벌즈 연주자 함석진이 비행기 사고로 실종되었다. 그가 떠나고 1년 뒤 사람...
책을 만들어 뭐하나제1010호책은 세상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커다란 비극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상에서는 웃다가도 돌아서면 곧 분노의 눈물이 흐르는, 제정신인 사람들이라면 모두 ‘조울증’을 앓고 있는 지금이다. 그러니 아무리 못해도 몇 시간은 걸려 읽어야 하는 책을 손에 집기란 쉽지 않다. 얼마 전 박노자 선생님이 세월호 ...
애도에 묻는다제1010호우리는 애도마저 프로파간다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세상에 산다. 철통같은 경호가 이뤄졌을 대통령의 합동분향소 조문에 유가족도 아닌 일반 조문객이 가까이 따라다니다 마침내 포옹까지 한 것은 연출이든 우연이든 예삿일이 아니다. 이런 외설적인 풍경은, 초유의 참사 앞에서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을 거라는 가정…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평등제1010호2003년 8월 92만9천 명이던 한국의 시간제 노동자는 2013년 8월엔 188만3천 명으로 늘어 전체 임금노동자의 10%를 넘었다. 2010년 소득 하위 20%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43.1%였는데 그 다음해에는 201.7%로 크게 올랐다. 한국의 빈곤 탈출...
하루하루를 복 터지게 사는 ‘시인의 가족’제1010호“바느질, 글쓰기를 하니까 맘이 좋다. 한 가지 하면 또 한 가지 생각나고 해놓고 봉게 더 좋다. 어치게 니가 그렇게 생각을 잘해서 나를 풀어지게 해놨냐.” 어머니는 이야기를 하고 부인은 그 말을 적고 남편은 그 글을 엮었다. 그렇게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의 가족은 <나는 참 늦복 터졌다&g...
유먼의 조의에 응답하라제1010호야구는 복잡한 룰(Rule)을 가진 스포츠다. ‘공으로 상대 진영을 침투해 부순다’는 다른 구기 종목의 대전제와 달리 야구는 상대가 던지는 공을 때려 더 많이 집(home)에 돌아오는 팀이 이기는 이상한 게임이다. 축구와 농구가 인간의 본능에 따라 ‘발견’된 경기라면 야구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개발’된 ...
옥상 부엌에 초대할게요!제1010호훈육의 수사로 사용되는 ‘기다려라’는 말이 요즘처럼 슬픈 적은 없다. 단순한 지연의 의미가 아니라 결국 자기의 존재를 완성하기를 미루라는 의미에서의 ‘기다려라’는 명령, 그 말은 그렇게 학교에서도, 다급한 위기의 현장에서도, 부조리한 현실에서도 참고 감내하라는 수사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왜 기다리라고 …
‘◯신 같지만 멋있어’를 따라해보지만 결국엔 ◯신이지제1010호언제부턴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널리 회자되기 시작한 ‘등신미’(병신미)는, 문화·예술의 무력화와 가난한 삶의 미학화라는 배경에서 태어난, 기대감소 시대 특유의 개념이다. (표현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이하 원고에선 ‘○신미’라고 적겠다.) 정의하자면, ...
싸움의 한복판에서 끝까지 기억하다제1010호아무도 싸움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2009년 1월,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차는 서울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그해 4월 봄꽃이 피고 매서운 계절이 끝났다 생각했을 때, 쌍용차는 2646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그것은 ‘경영 정상화 방안’이라는 매끈한 얼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