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성지순례 떠나볼까제1013호고모가 한 모금 권해준 것이 맨 처음 맛본 맥주였다. 찝찌름했다. 성인이 된 뒤 맥주를 자주 입에 대게 되었다. 혀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시원한 맥주를 목으로 넘기다보면 머리는 취한다. 청량함과 시원함이 맥주를 찾는 이유다. 직장생활을 하고부터는 한 가지 이유가 추가됐다. ‘소맥’을 말기 위해서. 그런데 세상에는 …
대형 현수막은 되고제1013호한국에서 정치는 지저분한 세계로 간주된다.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왜 그런 흙탕물에 들어가느냐’ 같은 얘기를 듣는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돈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는 정치를 하고 선거를 하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게 상식처럼 돼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돈 안 드는 선거’를 강조하지만, 그건 거짓...
맷부리 박이 강정 왕 감시하고 있다제1013호【맷부리】 [지명] 제주도 강정천(서귀포시 강정동)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 일대. 매의 부리를 닮았다는 뜻으로 ‘맷부리’라 일컫는다. 한라산 줄기가 바다 앞까지 흘러와 툭 튀어나왔다고 해서 ‘묏부리’란 설도 있다. 선이 부드러운 구럼비와 비교해 거칠고 뾰족한 바위 생김새 때문에 ‘개구럼비’라고도 불린다. ...
기다리지 말고 나눠버려제1013호나는 모닝 두 대를 모는데 어느 것도 내 소유는 아니다. 가족처럼 동네에서 어울려 지내는 친구 둘의 차를 필요할 때마다 빌려 쓰는 것이다. 대신 나는 주차의 달인이므로 자주 주차를 해주고(나의 별명은 발렛파커다) 가끔 기름을 넣는다. 차는 작지만, 다섯 명이 한 차를 타고 대전까지 칼국수를 먹으러 다녀오기...
책 읽는다, 쪽팔려서제1013호추위가 한창이던 1월의 어느 날,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러 가는데 거실에 시커멓고 커다란 것이 앉아 있다. “헉, 거기서 뭐해요?” “책 봐.” 그날 이후로도 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이상한 느낌에 깨면 새벽 서너 시. 어김없이 거실 불은 켜져 있고 기괴한 분위기의 책읽기는 계속되고 있었...
나를 서울로 데려가주세요제1013호<무진기행>을 기억하는가. 서울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무진에서 교사로 일하며 남자들 앞에서 <목포의 눈물>을 성악풍으로 부르던 인숙은 서울에서 잠시 내려온 유부남 윤희중에게 “서울로 데려가달라”며 살갑게 안겼다. 인숙과 동침한 윤희중은 인숙을 서울로 데려갈 듯이 말했지만, 아내의 전보를 ...
〈트라이앵글〉허영달, 김재중제1013호연기돌의 또 다른 진화 <트라이앵글> 김재중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 작품을 마친 KBS <감격시대> 김현중과 SBS <쓰리데이즈> 박유천이 생각났다. 이들은 2세대 ‘연기돌’의 대표주자다. 김재중과 박유천은 동방신기, 김현...
‘노동자는 냄새난다’는 세뇌제1012호우리에게 <동물농장>과 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1936년 당시 영국 북부 탄광지대 노동자들의 심각한 실업 상태와 생활상에 대한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버밍엄·맨체스터·위건 등 북부 도시를 향한 여정을 떠난다. 그는 그곳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불결한 하숙집에서 생활하고, ...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 공부하라제1012호“만약 호랑이를 만난다면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호랑이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나무가 없다면? 그러면 별수 없지요. 호랑이에게 통째로 삼켜진다 한들 어쩌겠어요.” 중국 사상가 루쉰의 말을 듣는다. 해석자, 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철학자 고병권은 “(다른 번역이 존재하는데) 위와 같은 ...
수소탄으로 운하 건설을?제1012호임태훈은 책 <우애의 미디올로지>에서 1960년대의 사회적 징후를 당시의 공상과학소설(SF) 서사와 <학생과학>이라는 잡지를 통해 들여다본다. 특히 1965년 창간된 <학생과학>을 통해 그는 당시의 냉전 반공주의와 국가주의의 이면으로 작동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