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눈이 순박하다?제1016호조선시대 최고 ‘찌질이’ 임금 중 하나인 선조를 향한 낯간지러운 구애(求愛)의 문장과 손에 흙 한 번 묻히지 않고 살았을 사람의 자연 찬미가 내심 마뜩지는 않아도, 정철의 <관동별곡> 도입부인 “강호(江湖)에 병이 깊어”는 쉽게 내치기 힘든 인상 깊은 문구(文句)다. 강호에 병이 깊어,...
탐욕이 부른 예고된 재난제1016호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한 해 평균 2천여 명이 일하다 죽는다. 하루 평균 6∼7명, 4시간에 1명씩 목숨을 잃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인 산재공화국, 바로 대한민국의 비참한 현실이다. 르포집 <노동자, 쓰러지다...
월드컵을 주무르는 검은손제1016호얼마 전 축구스타 마라도나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안에서 엄청난 뇌물이 오갔다”고 폭로했다. “FIFA의 뇌물 관행이 공공연한 것”이라는 마라도나의 주장은 우리에겐 낯설지 몰라도 이미 외국 언론에선 ‘공공연한’ 소식이었던 듯하다. FIFA 위원 1...
그놈의 혁신!제1016호세계적으로 도시 재생 담론이 제작에서 쓰일 법한 용어들과 짝을 이루게 된 지도 꽤 되었다. DIY 시티, 핸드메이드 시티처럼. 그 출발점에는 지역의 자원을 지역에서 생산하고 순환해보자는 의미가 일차적으로 자리잡고 있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자는 ‘자치’의 의미 역시 포함돼 있을 것이다. 도시 자체...
디자이너 협업, 실험의 변주곡제1016호한국 디자인계에 소규모 스튜디오 시대가 개막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다 돼간다(대략 2004∼2005년부터). 제 작업의 특성을 이해해주는 클라이언트를 가려 만나며 지속 가능한 형태의 창작을 영위한다는 것이, 소규모 스튜디오 운영의 핵심.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클라이언트는 자신을 협업자로 간주하는 ...
붕어 기억력에 이런 일이제1016호“그렇게 재미있다고? 제목이 뭔데?” “음, 그게….” “그런 주장은 흥미롭군. 저자 이름이 뭐야.” “아, 김? 이? 박?” “그래서 출판사가 어디니.” “지식의집? 집의지식? 뭐더라?” 한 대선 후보는 학생 시절 책 맨 뒤에 있는 판권까지 꼼꼼하게 읽었다는데, 나는 책 만드는 일이 밥벌이임에도...
끝났나 해도 또 시작제1016호만약 하늘에서 부감으로 세상사를 내려다보면, 저거저거 저렇게 애쓸 필요 없는데, 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 일이 많을 것이다. 저 부장에게 잘 보여둬야 앞날이 창창할 듯해 부조금도 20만원이나 했는데 하루아침에 회사랑 일이 꼬여 그 상사가 날아가버리기도 하고, 왜 우리 베란다 쪽 화단에 당신 개 용변을 보게 ...
응원과 비난 사이, 싸이제1016호“거시기가 거시기 하니 거시기 하고.” 싸이가 신곡 <행오버>(Hangover)에서 이렇게 랩을 하듯이 <행오버>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자 “거시기가 거시기 하니 거시기 하고” 정도의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서 특정되지 않는 ‘거시기’는 “거시기 해서 좋던디”...